44. 신하의 자리
바로의 신하들이 바로에게 말하였다. “언제까지 이 사람이, 우리를 망하게 하는 함정이 되어야 합니까? 이 사람들을 내보내서 그들의 주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임금님께서는 아직도 이집트가 망한 것을 모르고 계십니까?” (출애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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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의 재앙이 내릴 때 해를 입지 않았던 밀과 쌀보리마저 메뚜기 떼가 모두 먹어 치울 것이라는 모세와 아론의 경고에 바로의 신하들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메뚜기 떼가 가져올 피해는 매우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땅의 표면을 뒤덮고 곡식뿐만 아니라 들에서 자라는 나무들까지도 모두 먹어 치우고, 바로의 궁궐과 신하들의 집과 이집트 사람들의 모든 집에 메뚜기가 가득 차게 됩니다. 이집트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재앙인 것입니다.
이런 재앙의 경고가 내려지자, 바로와 신하 사이에 균열이 생깁니다. 신하들이 드디어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홀로 계속 고집을 부리는 바로와는 달리 이제 신하들이 나섭니다. 이런 신하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동양의 윤리를 대표하는 오륜(五倫)에 군신유의(君臣有義)라는 것이 있습니다.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임금과 신하는 정치적 계약 관계로써 공의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뜻을 같이한 사람들입니다. 올바름을 이루지 못하면 임금은 신하를 내칠 수 있고, 신하는 임금을 갈아 치울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혁명(革命)입니다.
권력의 수장이 부패하는 첫 단추는 바로 옳은 말 하는 아랫사람을 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린 귀가 없고, 아첨하는 무리만을 자신의 곁에 두기 때문입니다. 선거에서 참패하는 정당들을 보면 하나같이 공공의 영역에서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 이들의 쓴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망하는 기업이나, 쇠락하는 가문 또한 들어야 할 말들을 듣지 않습니다.
진정한 지도자는 바른말을 하는 사람을 곁에 둘 줄 알며, 여러 소리 중 옳은 소리를 판단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기도 : 주님, 우리의 귀를 열어 주소서. 쓴소리도 귀 기울여 듣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입을 열어 주소서.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