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겪고 나서야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나는, 네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고, 너의 형 아론이 너의 대언자가 되게 하겠다. 너는, 내가 너에게 명한 것을 너의 형 아론에게 말하여 주고, 아론은 그것을 바로에게 말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그 땅에서 내보내 달라고 하여라. 그러나 나는,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하여 놓고서, 이집트 땅에서 표징과 이적을 많이 행하겠다.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않을 때에, 나는 손을 들어 큰 재앙으로 이집트를 치고, 나의 군대요 나의 백성인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겠다. 내가 손을 들어 이집트를 치고, 그들 가운데서 이스라엘 자손을 이끌어 낼 때에, 이집트 사람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출애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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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중요한 사건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때도 있고, 구전문화의 습관일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계속 모세를 시켜 바로에게 보내고, 모세는 계속 입이 둔한 사람이라면서 발을 빼려고 합니다. 이런 장면이 계속 반복됩니다.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는 청중은 출애굽이 하나님의 뜻이며, 사명을 담당한 이들이 아론과 모세라는 사실을 점차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한두 번 말해서 곧바로 이해하고 실행한다면 좋지만, 우리는 대체로 일을 겪기 전까지 경청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가르침도 몸으로 체험하지 않으면, 쉽게 놓치고 맙니다. 억압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어 있는 노예근성은 오히려 자유를 두려워합니다.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고 어려움에 봉착하면 차라리 시키는 대로 할 때가 좋았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복적으로 명령하고, 계속 주저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모세를 보면서 자유에는 몸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하고, 큰 표징과 이적과 재앙을 내린 후에야 애굽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세상의 주인임을 알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와 이집트 사람들도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들을 때는 모르다가 몸으로 겪은 뒤에야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득권을 가지고 남을 지배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피지배자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즉 자신들도 당해 봐야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이들의 고통이 어떠한지를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배워서 알고, 미리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 나서라도 깨달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에게 지혜를 주소서. 겪고 나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에서 우리를 구원하여 주소서. 겪으면 배움과 깨달음이 있게 하시고, 타산지석(他山之石)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