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04.
고통의 근저에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놓여 있다. 예컨대 억압은 부정성의 폭력이다. 타자가 억압을 행사한다. 그러나 타자만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성과, 과도한 소통, 과도한 자극으로 나타나는 긍정성의 과잉도 폭력이다. 긍정성의 폭력은 부하(負荷)로 인한 고통을 낳는다. 오늘날 주로 심리적 긴장이 고통을 낳고 있는데, 이런 긴장은 신자유주의적 성과사회의 특징이다. 이런 긴장은 자기공격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성과주체는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다. 성과주체는 쓰러질 때까지 자발적으로 자신을 착취한다. 노예는 주인이 되기 위해, 나아가 자유를 얻기 위해 주인의 손에서 채찍을 빼앗아 자신을 때린다. 성과주체는 자신과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에서 발생하는 내적 압박(Pression)은 성과주체를 우울(Depression)로 몰아넣는다. 또한 만성적인 고통을 낳는다.
한병철 지음/이재영 옮김, <고통 없는 사회>(김영사, 2021. 4. 15. 1판 1쇄 발행), 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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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발생하든지, 언제나 안과 밖을 모두 살펴야 한다.
객관과 주관, 사실과 해석, 대상과 주체, 남과 나, 양쪽 모두를 봐야 한다.
위기가 닥칠 때, 위기로 인한 불안과 혼란이 위기를 가중시키는 경우가 많고,
타자의 억압만큼이나 긍정의 과잉이 고통을 야기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보다 “이것도, 저것도” 함께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말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 문화(victimhood)를 만드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성과주체 중심의 우울사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니체가 일찍이 말한 대로,
낙타와 사자를 넘어서 어린이가 되어 삶을 놀이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 향린 목회 366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