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뜻나눔

극우 콘텐츠에 물들지 않도록

by phobbi posted Oct 28, 2025 Views 314 Replies 0
Extra Form
날짜 2025-10-28

2025. 10. 28.

 

초등학교 5학년이 고인이 된 노무현과 박원순을 욕한다. 그리고 문재앙, 이죄명이라는 낙서를 한다. 이 모습에 놀란 학교 선생님이 부모님과 함께 아이의 스마트폰에 기록된 유튜브 시청 목록을 보았다. 그리고 그런 목록을 소개한 형들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 형들과 통화했더니 장난으로 알려준 것이라며 강요가 아니고 아이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또 모두 재미로 욕하는 것이 통쾌해서 했다고 말했다. 극우화가 이렇게 시작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영국 의회와 시민단체가 안전한 인터넷 사용을 위한 법률에서 구글에 어린이 버전과 성인 버전을 나눌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법은 2025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핀란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매우 강조한다. 학교 교육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우파 방송을 청취하고 재미에 빠지며 어느 날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감별하기도 어려워할 수 있다. 충분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없으면 연령에 맞지 않는 극우 정치 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고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이나 낭설, 기존 정치에 대한 비방을 받아들여 마치 정치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과잉 조기 정치화 혹은 극우화 예방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지금 어느 나라나 강조하는 예방 접종 같은 활동이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뉴스, 정보, 제안, 댓글, 광고 등에 대해 사실 파악, 대응 능력, 수용 또는 거부를 할 수 있는 의사결정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플랫폼 차원에서 접촉을 조정해야 한다. 영국처럼 유튜브를 포함한 일부 소셜 미디어의 버전을 성인용과 아동·청소년용으로 나누거나 청소년 계정으로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별도로 관리하고 부모에게 피드백을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과도한 극우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부모들이 함께할 수 있는 법안을 영국에서 제안하기도 했다. 셋째, 인권 교육에서 인권 침해는 조롱, 놀림, 장난 등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수치심과 혐오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는 활동이 더 필요하다. 농담, 비유, 풍자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조롱과 놀림이 되지 않게 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넷째, 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캠페인도 중요하다. 극우, 우익화, 권위적 콘텐츠의 다수는 공정과 공평을 가장하여 평등과 다양성의 큰 원리를 무너뜨리고 논쟁을 진흙탕으로 빠트리므로 여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PC주의를 포함한 정서적으로 차갑고 배제적이면서 비포용적인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익화의 밑바탕에는 인정받지 못한 설움, 경멸과 무시로 인한 수치심, 그로 인한 원한 반응이 깊다. 이런 정서는 PC 문화와 탈권위적 문화가 새로운 지적 권위의 문화로 등장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옳지 못한 것에 대해서 기다림이나 타협이 없는 처벌 경향도 깊게 작동했다.

 

마이크 샌델은 서민의 적은 우파 자본가가 아니라 좌파 엘리트라고 말했다. 좌파 엘리트는 유기농 음식을 먹고 매일 명상과 조깅을 하며 교육, 의료, 사회 등 전 영역에서 세상을 더 나아지도록 만들기 위해 일하느라 죽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상대로 삶을 실천한다. 하지만 자녀의 중산층 세습에 반성이 없는 그들의 경멸이 더 모욕감을 준다고 보았다.

 

극우의 정체성 중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엘리트 혐오와 PC주의 혐오다. 옳은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옳은 말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불친절한 방식으로 옳은 말을 듣고 옳은 입장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은 오히려 원한을 품게 하고 복수심을 키우게 한다. 그 잘난 인간들을 방해하고 훼방하고 앙갚음하고 싶은 청소년과 청년들을 친절히 환영하는 곳이 우파다. 우파는 함께 앙갚음해주겠다고 말한다.

 

옳은 것보다 친절한 것이 더 중요하다.”

 

영화 원더에서 나온 말이다. 친절함과 다정함은 옳음으로 초대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이다. 극우 청소년과 청년들은 늘 양비론을 말하고 행동은 우파를 택한다. 그들은 좌파도 나쁘고 우파도 나쁜 데 더 나쁜 것은 좌파라고 한다. 그 이유는 더 나쁜 방식으로 거짓말하고 위선적이어서 재수가 없다는 것이다. 무식하고 단순한 피해자 패러다임에 우파를 놓고 우파는 순박하고 친절한 것으로 설명하며 감정의 덫에 빠진다.

 

김현수 지음, <극우 청년의 심리적 탄생>(클라우드나인, 2025. 06. 10.), 195-198.

 

========================

 

가상공간에서 얻어지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media literacy)

어린이 청소년 청년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대인 모두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이다.

얼굴을 직접 맞대고 하는 소통이 아니라,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SNS)에서의 소통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SNS상의 대화는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고,

혼자만의 상상과 공상으로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인공지능의 환각(hallucination)은 가상공간에서의 혼란을 더 부추길 수 있다.

딥페이크(Deepfakes)가 가져올 탈-진실(post-truth)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사회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다.

 

원한 감정에 사로잡히거나 천박한 하위문화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종교 전통의 명상과 기도를 통해서든, 인문학적 사유의 훈련을 통해서든

분별하고 성찰하는 힘을 반드시 길러야 한다.

 

- 향린 목회 359일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