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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27. 누구를 섬기는가?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이적을 행할 능력을 주었으니, 너는 이집트로 돌아가거든, 바로의 앞에서 그 모든 이적을 나타내 보여라. 그러나 나는 그가 고집을 부리게 하여 내 백성을 놓아 보내지 않게 하겠다. 너는 바로에게 말하여라. ‘나 주가 이렇게 말한다. 이스라엘은 나의 맏아들이다. 내가 너에게 나의 아들을 놓아 보내어 나를 예배하게 하라고 하였건만, 너는 그를 놓아 보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너의 맏아들을 죽게 하겠다.’” (출애 4: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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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의 종교철학적 의미는 과연 인간은 누구를 섬겨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섬긴다.’는 말은 개인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인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를 섬기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을 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돈은 사용하는 데에 가치가 있는데도, 어떨 때는 지갑 속 두둑이 들어 있는 돈을 보기만 해도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돈을 쓰는 것은 나인데, 어느 순간 돈의 노예가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쾌락의 노예, 욕망의 노예, 권력에 물든 내 자신의 노예가 되기도 합니다.

 

자유는 소극적 의미에서 모든 얽매임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뜻을 지니지만, 동시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추구하고 향유할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포함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나갈 때에 그 방향과 추구하는 가치가 진정 자유를 주는 것인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애굽의 압제를 벗어나려는 히브리 백성들의 반대편에는 남을 종으로 부려야만 자유를 얻었던 지배자 바로가 있습니다. 그의 자유는 곧 타인의 부자유며, 그의 행복은 남의 불행을 토대로 세워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자유를 위해 절대 백성을 내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강퍅한 마음으로 고집을 부릴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가족의 전체와 미래를 상징하는 장자를 죽게 합니다. 그때야 자신이 누리던 자유가 누군가의 피눈물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자기를 섬겨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바로는 이스라엘을 하나님께 넘겨야 합니다. 그래야 바로도 살고 이스라엘도 사는 길입니다. 지배자들은 자기의 권력을 넘겨야 합니다. 그래야 지배자도 살고, 다른 이들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무엇을 섬기며 사는지, 그리고 우리의 자유는 모두가 함께 누리는 자유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에게 부드러운 마음을 허락해 주소서. 내가 편하려고 남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없게 하소서. 나로부터 나간 화살은 언젠가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도 늘 기억하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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