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동체 문화를 만들 것인가?

by phobbi posted Oct 20, 2025 Views 230 Replies 0
Extra Form
날짜 2025-1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5. 10. 20.

 

몇 년 전 일이다. 아내가 갓 태어난 손녀의 양육을 위해 자신의 여러 가지 경험을 며느리에게 가르치고자 했는데 며느리는 잘 듣지 않는 눈치였다. 알고 보니 자신의 방식이 있었다. 인터넷 맘 카페의 경험들, 유튜브 육아 전문가의 강의, 먼저 경험한 친구들을 통해 양육에 대해 습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어른의 권위와 가르침이 인정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모르는 것을 선생님에게 물으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강남의 유명 강사가 가르치는 인강이 인공지능과 결합되어 일대일 지도까지 가능하게 한다. 정보는 손끝에서 즉시 얻을 수 있고, 권위는 더 이상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급격히 수평 사회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전통의 무게 아래 묶여 있는 듯하다. 목회자와 장로(당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연장자의 경험을 우선하는 문화는 교회 밖 사회와 너무 큰 간극을 보인다. 교회는 여전히 권위적 수직 구조를 유지하지만, 사회는 이미 수평적 네트워크로 재편되었다. 이 괴리를 줄이지 못한다면 교회는 점점 더 젊은 세대에게 낯선 공간이 될 것이다.

 

수평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형식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의 전환이다. 함께 토론하고 참여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공동체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위에서 아래로흐르는 명령과 지시가 아니라, ‘옆에서 옆으로이어지는 소통과 협력의 구조가 필요하다.

 

이제 한국 교회는 질문해야 한다. “왜 청년들이 떠나는가?”라는 전통적이고 비판적인 질문을 넘어서 우리가 어떤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

 

지용근 외, <한국 교회 트렌드 2026>(규장, 2025. 10. 2. 초판 3), 21-22.

 

======================================

 

우리가 어떤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가?”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의 물음이다.

사회는 급격하게 수평 사회로 바뀌고 쌍방향 민주 체제가 정착되고 있는데,

교회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일방향 권위적 구조에 머무는 것에 대한 질문이다.

 

그런데 문화의 생성은 간단하지 않다.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고 참여하며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文化)사회역사를 포함하는 거대 개념이며,

사회는 나와 너, 우리를 포함하여 한 개인의 심리와 생활 양식, 습관, 신념 체계가 서로 얽혀 오랜 세월 쌓여온 역사의 산물이다.

문화의 생성은 바로 이런 기존의 관습과 흐름 위에 존재하는 것이기에,

새롭게 하는 일은 여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기존의 교회 문화를 바꾸는 첩경은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 구조로 제도 개편을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당회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목회운영위원회 또는 교회운영위원회를 만드는 것과 같은 제도적 보완인데, 이 또한 제도를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 목회자나 당회가 누리던 권위를 내려놓는 일, 수평적 구조 정착을 위해 만든 위원회 구성원들의 책임지는 충실한 사역 없이 공동체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민주적 시스템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꽤 많은 시간이 들고,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 요청된다. 위원회의 결정과 전 교인의 수용 사이에도 거리가 있을 수 있고, 더 나은 판단을 위해서도 협력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종종 목회자와 일반 신도 사이의 인식이 서로 크게 다른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것 또한 풀어야 할 과제가 된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된 사항을 잘 따르고, 자신 의견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자신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경청하는 능력, 명료하게 말하는 법, 전체를 보는 안목, 신앙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새로운 비전의 제시 등 수평 사회에 걸맞은 민주적 교회 운영은 교인 전체의 성숙한 인격을 요구한다.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한데도 실제 변화와 변혁을 이루는 일이 요원한 이유이다.

 

- 향린 목회 35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