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09.
제 안에서 쓰고 싶은 게 항상 마르지 않고 샘솟으리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 안에는 소소한 광맥 같은 게 있다. 그것은 나의 외부에 있는 거대한 지하 광맥 같은 것과 연결돼 있다, 그 지하 광맥은 무수히 가지를 뻗어서 여러 사람에게 연결돼 있고 그 뻗은 가지 중 하나가 내 안에 있다, 그러니 뭔가를 무리하게 창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광맥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의 통로가 되는 일입니다. 그 지나가는 길에 ‘막힘’이 생겨서는 안 되죠. 가능한 한 통로 안쪽에 전분이나 쓰레기 따위가 쌓이지 않도록 신경 씁니다. 외부에서 나를 지나쳐 분출되는 것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양도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죠. 아무튼 뭔가가 통하는 길이 되는 것을 제 직업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막연했죠. 하지만 직업을 일종의 임무라고 생각했던 것은 확실합니다.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훨씬 큰 존재로부터 부탁 받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저도 되게 특이한 아이였네요.
세상에 태어난 이상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존재할 테니 그 일을 하자는 생각은 꽤 어렸을 때부터 했습니다. 이는 여섯 살 때 심장 질환으로 죽을 뻔한 경험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치다 다쓰루 지음/박동섭 옮김, <용기론>(알에이치코리아, 2025. 05. 26.), 2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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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루 선생에게 “쓰기”는 일종의 종교적 소명 같은 것이다.
그것은 자기보다 더 큰 존재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자기는 통로일 뿐이라고 고백한다.
“자기보다 훨씬 큰 존재로부터 부탁 받는 것”의 체험은 실로 소중하다.
이것은 한 개인의 사적인 범위를 넘어서게 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자기보다 더 큰 존재가 이웃이든, 역사든, 절대자이든,
자기를 넘어서는 경험이 없이 인간은 성숙할 수 없다.
다쓰루 선생에게 죽을 뻔한 경험이 자기를 넘어서는 꽤 중요한 계기였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자기 초월을 감행하는가?
인공지능의 시대가 막 밀려 들어오는데,
이것을 통해 인류가 자기를 넘어서는 경험을 한다면,
인공지능 또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 변화를 자기 초월의 계기를 삼는 지혜와 용기를 지녀야 한다.
- 향린 목회 34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