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생명의 씨앗
레위 가문의 한 남자가 레위 가문의 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 여자가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하도 잘 생겨서, 남이 모르게 석 달 동안이나 길렀다.(출애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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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권력자의 두려움! 이스라엘 자손이 늘어나면 자기의 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그 두려움은, 강제 노역에 이어 생명의 학살로 이어집니다. 히브리 산파의 재치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더 큰 재앙이 닥칩니다. “갓 태어난 히브리 남자 아이는 모두 강물에 던져라!” 한 민족을 말살하는 노골적인 명령은 제국의 권력이 얼마나 강한가를 보여주고, 약자들의 처지가 순식간에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가를 드러내 줍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은 한 가문을 선택하여 드러나 보이는 절대 권력자의 학살 명령에 맞서 새로운 일을 펼치십니다. 레위 가문의 한 남자가 레위 가문의 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결혼이 출산으로 이어지는 고대 사회에서 결혼 소식은 긴장을 만들어 냅니다. 이 부부가 과연 아이를 가질 것인가? 아닌가? 독자들은 묻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주저함 없이 여인이 임신하였고, 바로 아들을 낳았다고 묘사합니다. 이름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한편으로는 이들의 신변을 보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 일반 백성들 가운데 누구든지 권력자의 학살 명령에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이들이 사제 가문임을 말함으로써 국가적 위기의 순간에 지도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드러냅니다. 출애굽기 6장 20절에 가서야 레위 가문의 남자는 아므람이며 아므람은 자기의 고모 요게벳을 아내로 맞아 모세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레위기 18장 12절에 보면 고모와의 성관계는 엄격하게 금지되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늘 성경은 또 아이가 하도 잘 생겨서 남 모르게 석 달 동안이나 길렀다고 전합니다. 여기서 잘 생겼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했던 단어 ‘토브’입니다. 토브는 외모가 좋다는 뜻 이외에 ‘맡은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목적에 합당한’의 뜻도 있습니다. 즉 이 아이는 하나님의 뜻을 잘 수행할 자였고, 이를 알아본 엄마는 목숨을 걸고 아이를 3개월이나 숨깁니다. 이렇게 해서 죽임의 명령은 수행되지 못하고, 생명의 씨앗이 보존됩니다.
죽임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생명이 더 강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생명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그늘 골짜기에서도 생명의 씨앗을 간직하고 틔우고 끝내 살아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아서 생명의 하나님을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오늘날도 여전히 삶의 무의미, 고통과 시련, 고된 노동과 반인간적인 비참한 현실 속에서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힘을 주시고, 생명의 씨앗을 심어 주소서. 위로와 용기로 그 씨앗을 간직하고 틔우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