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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5. 지혜로운 불복종

 

이집트 왕이 산파들을 불러들여, 그들을 꾸짖었다. “어찌하여 일을 이렇게 하였느냐? 어찌하여 남자 아이들을 살려 두었느냐?” 산파들이 바로에게 대답하였다. “히브리 여인들은 이집트 여인들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운이 좋아서,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도 전에 아기를 낳아 버립니다.”(출애 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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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국을 다스려 신으로 받들어지던 이집트 왕의 명령을 어긴 히브리 산파들이 절대 권력자 앞에 불려 나갑니다. 이들이 왕명을 거역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왕의 명령은 산파들에게는 참으로 잔인한 것이었습니다. 산파는 생명이 잘 태어나도록 돕는 이들이건만, 파라오는 이 산파들이 산모를 도우면서 아이가 태어날 때 죽이라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산파들은 딜레마에 처합니다. 아이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를 죽이면 산파라고 하는 자신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그렇게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기에 이집트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남자아이들을 살려 두었다고 기록합니다.

 

구약 전통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함은 지혜가 솟아나는 발원지입니다. 히브리 산파는 지금 이스라엘의 지혜 전통에 서 있고, 이 지혜로 이집트 왕의 지혜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권력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파라오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하여 일을 이렇게 하였느냐? 어찌하여 남자아이들을 살려 두었느냐?” 이집트 왕의 이 말 속에 두 번이나 등장하는 어찌하여는 바로 그가 당황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말 한마디로 되지 않는 일이 없던 자가 처음 당했던 패배 또는 실패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대의 상식을 뒤집는 것이었고, 기존의 질서를 전복하는 것이었습니다.

 

파라오의 이 질문에 대한 산파들의 대답은 더 놀랍습니다. “히브리 여인들은 이집트 여인들과 같지 않습니다. 그들은 기운이 좋아서,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도 전에 아기를 낳아 버립니다.” 이 답변은 노동으로 단련된 히브리 여성들의 건강함을 찬양할 뿐만 아니라, 이집트 역사와 전통이 존중하던 지혜를 이집트 왕이 어기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건강한 여성들이 쉽게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이집트의 지혜가 말하던 우주의 질서이며 그것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지혜의 위반이라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산파의 지혜로운 불복종은 파라오의 입을 막아 버리고, 놀라운 하나님의 지혜를 만방에 드러냅니다. 오늘 우리도 이런 믿음과 용기, 그리고 지혜를 지녀야 할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우리에게 지혜를 주소서.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지혜와 선으로 물리치게 하여 주소서. 용기를 주시고, 주님만을 경외하는 믿음 속에서 담대히 나아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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