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9. 24.
빈 중심을 잘 도는 게 공부다. 빈 곳이 찼다고 여기는 자가 곧 신자(信者)인데, 이 신념은 일종의 백치의 것으로, 종지(宗旨)라는 ‘알갱이’에 대응한다. 물드는 게 나쁜 게 아니다. 물들어, 잠시 중심의 노예가 되는 것조차 나쁜 게 아니다. 물든 채 고정된(dead-set) 게 문제인데, 비록 노예라도 움직이면 중심도 움직이게 되고, 필경 그 중심이 비었다는 사실을 깨치게 된다. 물론 중심이 빈 것을 알아야 주체가 생긴다. 그제야 그 중심(들)이 징검다리였다는 것을, 그저 방편이었다는 것을, 달(月)이 뜨게 만든 그릇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달은 선생이 아니므로 선생이 버림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므로 중심이 여럿이 되고 또 여럿이 하나가 되는 때, 그때가 곧 학생(學生)이다.
김영민 지음, <봄날은 간다>(글항아리, 2012. 04. 23.),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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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과정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배움의 연속이다.
채울 수 없는데 채웠다고 착각하는 순간 어리석음으로 미끄러진다.
사실 삶이란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것인데,
그러면서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랍비라는 호칭을 듣지 말라”(마태복음서 23:10)고 했고,
예수 동생 야고보 또한 “선생이 되지 말라”(야고보서 3:1)고 조언한다.
한편 도마복음서의 예수는 “방랑하는 자들이 되라”(42장)고 한다.
배우는 이는 늘 떠나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간다.
- 향린 목회 325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