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8. 31.
화이트헤드는 신적 고정성과 신적 변동성이 충돌하는 것 같은 교리의 충돌은 재앙이 아니라 기회라고 지적한다. 사실상 모순은 패배했다는 신호이지만, 대립하는 교리들의 충돌은 지적 진보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유럽을 포함해서 세계 여러 곳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는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고 가장 시급한 분쟁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종교 사상가들이 과학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과학은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앞서의 과학자들에 비해 크게 이룬 진보를 패배가 아니라 지성의 성취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간결하게 설명한다. “종교는 과학과 같은 정신을 갖추고 변화에 직면하지 않은 한, 예전의 힘을 되찾지 못할 것이다.”(과학과 근대세계)
종교는 여성을 혐오하고 환경 파괴를 용인했던 과거의 용어로 자신을 표현할 여유가 더는 없다. 이런 문제들은 고전 유신론의 신 개념과 본질적으로 직결된다. 화이트헤드를 포함해 여러 전통을 해석하는 사상가들은 고전 유신론의 신 개념이 분노에 찬 남성 폭군 혹은 미지의 자연 뒤에서 제멋대로 힘을 행사하는 폭군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신관은 지성 있는 사람의 상상력을 더는 장악하지 못한다. 대신 우리는 과학에서 배울 수 있다. 과학은 병폐의 원인과 조건을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해소해 간다.
대니얼 A. 돔브로스키 지음/이민희 옮김, <신 개념의 역사 – 과정적 접근 방법>(그린비, 2024. 12. 13.), 31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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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아는 것보다 하나님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들이 있지만,
하나님을 어떤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느냐가 하나님을 체험하는 조건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완전한 존재”로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겠지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하나님을 이해하는 우리의 방식은 변화해 왔다.
그리고 변해야 한다. 우리가 상황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학(神學)이 신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 신에 관한 인간의 이해를 분석하는 학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현대에서는 더더욱 새로운 신 개념을 구상하고 구성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바뀌었는데, 이전 시대의 신 개념을 붙들고 늘어지면 안 된다.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암적 존재처럼 되어 버린 근원에는 신학이 부재하거나,
낡은 신학, 잘못된 신학이 있기 때문이다.
새 시대에 알맞은 신학을 구성하는 것에 게으르고,
지적 정직성을 상실했기에 한국 개신교는 힘을 잃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한국 개신교가 다시 살아나려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원래 종교는 비합리적이고 무지성적인 맹목적 감정 속에서가 아니라,
철저한 지성의 훈련을 통해서, 그리고 그것마저 넘어서는 곳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 향린 목회 30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