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8. 27.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훌륭한 지도자와 신학자 그리고 관리자들과 더불어 자선·정치·문화 영역에서 이론의 여지 없는 공로로 인해 빛나는 성공하고 매우 영향력 있는 교회, 그림자도, 오점도, 흠도, 고통스러운 흉터도 없는 교회를 만난다면 나는 소스라치며 도망칠 것이다. 나는 그것이 악마의 속임수라고 확신한다. 내가 그러한 교회를 갈망하게 된다면 나는 구마기도부터 할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겸손과 거룩함으로 가득 차고, 어느 누구도 분노를 살 일을 하지 않는 복음적인 가난한 교회, 그렇다, 그 아름다운 신부, 성경에서 읽은 ‘어떠한 흠도 없이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는 교회’(에페 5,27 참조)를 만난다면, 이번에는 나는 지옥의 분장사들이 더 많이 노력했음을 인정할 것이다. 나는 “당신의 상처들은 어디 있는가?”라고 묻겠다. 우리의 인간적 약점, 죄 그리고 얕은 믿음의 모든 표지가 어디에 있는가? 하느님이 당신 말씀의 씨앗을 뿌렸고 인간을 빚어냈던, 늘 먼지투성이이고 진창인 인간의 대지는 어디 있는가? 당신 말씀을 보내 당신 아들이 살이 되게 했고, 이로부터 또한 신비로운 몸을 만들었던 영원히 불결하고 난잡한 대지 위에 교회는, 당신과 나와 같은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그리스도와 그의 연인인 교회에 대해 지켜야 할 신의 본질은 어쩌면 인내가 아닐까? 인내는 우리에게 약속한 바와 같이 시간의 끝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는 교회’를 보고 경험할 것이라는 헛된 약속에 저항할 힘을 주지 않는가?
십자가에서 성자의 신성을 숨겼던 것처럼, 성부의 신성 또한 성금요일의 어두운 침묵 속에서 숨길 수 있듯이, 하느님 교회의 진위는 우리 인간의 양가성 속에서 영원을 향한 문턱에까지 숨어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인간적인 교회, 인간이 비인간적일 수 있는 것처럼 때로는 인간적이고 가끔은 비인간적인 교회, 늘 상처 입고 상처 입히는 교회가 있을 것이다.
토마시 할리크/오민환 옮김, <상처 입은 신앙>(분도출판사, 2018. 7. 5.), 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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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교회는 없다.
교회는 주님의 거룩한 몸이지만,
실수하고 연약한 존재인 우리들,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이래야 한다는 이상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보다 먼저 넘어지고 깨지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이라는 것,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우리는 땅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고,
위선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완벽할 수 없다는 불변의 사실을 깨달아야
무엇보다 사랑이 오래 참고 끝까지 견딘다는 말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다.
우리가 실수하는 존재라는 것을 깊이 알 때만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의 은총이 얼마나 큰 선물인가도 알게 된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남도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첫 사람들은 전능한 하나님, 완전한 존재가 되려고 선악과를 따먹었지만,
바로 그 행위가 실수였다는 사실만 드러나고 말았다.
그러나 선악과를 따먹은 덕에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가르침 중 하나는
바로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 늘 잘못하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용서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만이 믿음의 대상이고, 사람들끼리는 믿어 줘야 한다.
믿을 수 없는 존재이지만, 그래도 믿어 주는 것이다.
- 향린 목회 297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