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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59.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지 않도록

 

라반이 말하였다. “이 돌무더기가 오늘 자네와 나 사이에 맺은 언약의 증거일세.” 길르엣이란 이름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돌무더기를 달리 미스바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라반이 우리가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에, 주님께서 자네와 나를 감시하시기 바라네하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자네가 나의 딸들을 박대하거나, 나의 딸들을 두고서 달리 아내들을 얻으면, 자네와 나 사이에는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자네와 나 사이에 증인으로 계시다는 것을 명심하게.”(창세 31: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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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반의 집에서 열 번이나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고 속임을 당하면서 20년의 세월 동안 고된 노동에 시달린 야곱은 이제 라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독립을 하려고 합니다. 약자인 야곱은 정상적인 독립이 불가능했기에 몰래 도망치는데, 야곱을 따라온 라반은 야곱을 꾸짖으며, 수호신을 훔친 일을 비난합니다(3130). 라헬의 기지 덕분에 수호신을 들키지 않았고, 야곱은 그간의 참았던 분노를 쏟아내지요. 그런데도 라반은 야곱의 가족이나 재산에 대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합니다(43).

 

그러나 야곱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하나님의 개입 덕분에(24) 라반과 야곱은 협정을 맺게 되고, 돌무더기를 증거 삼아 계약을 맺습니다. 여기에서 길르엣(증거의 돌무더기)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또 그곳을 미스바라고도 부릅니다. 이것은 감시하다는 뜻인데, 돌무더기는 협정의 상징이자 서로 침략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경계석 역할을 하고, 실제 이 둘의 계약의 완성은 하나님께서 감시하시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협정은 잘 맺어졌습니다. 둘은 자신들의 하나님께 서약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잘 헤어집니다. 그런데 헤어지기 전에 야곱을 내보내면서 라반은 딸 걱정을 하면서 야곱에게 신신당부합니다. 비록 야곱에게 못되게 굴었던 라반이지만, 딸에 대한 애정은 가득합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당하는 고통이란 매우 폭넓은 것이면서, 그 양상이 가지각색입니다. 라반은 야곱이 혹시 자신의 딸을 박대하거나, 다른 아내들을 얻어 소외시키고 권리를 축소할까 걱정합니다.

 

힘과 힘이 부딪히는 강자 사이의 협정 체결을 맺을 때, 눈에 띄지 않아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는 약자들이 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소수자들, 약자들, 중심인물이 아닌 주변인들은 언제나 그렇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세계의 힘 센 강자들 사이에서 억울하게 당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감시는 어쩌면 강자 사이의 투쟁이나 전쟁 금지보다는 그 둘 사이에서 작은 자들이 고생하지 않도록 하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도 : 하나님, 경쟁에서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거짓에 속지 말게 하여 주소서. 그 말로 더욱 승자독식의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알게 하소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더욱 애쓰게 하여 주시고, 그런 세상 만들 수 있도록 지혜를 부어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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