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느님,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나날,
당신을 그리워하는 향린의 교우들과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한 주일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예배당과 온라인에 모였습니다.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를 받아 주시고, 한없는 위로와 용기를 내려 주옵소서.
지난 5일 동안 내린 극한 폭우로 가족을 잃고, 물에 잠긴 집과 논밭, 동물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우리 이웃이 있습니다.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온 국민이 힘을 모을 수 있게 인도하옵소서.
6월 하순에 짧은 장마가 끝나고, 두 주 넘게 계속된 118년 만의 폭염으로 공사장, 마트, 논밭에서 일하다가 생을 마감한 이들의 가슴아픈 소식을 들었는데, 다시 ‘극한 폭우’가 이 땅을 강타합니다.
지난 30년 평균으로는 이례적이지만, 지난 3년을 보면 오히려 ‘정상’이라는 전문가의 해석도 듣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후 위기, 기후 재난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적게 남은 저희 세대가,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이 남은 다음 세대에게 망가진 지구를 물려주지 않도록 절박하게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정의의 하느님,
정권 교체가 이뤄진 지 한 달 반, 내란 종식을 위한 특검, 사회적 참사를 당한 가족에 대한 위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한 상법 개정 등 이제 좀 우리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아직 내려오지 못하고, 환경부와 산업부 장관 후보자가 신규 원전 2기를 더 짓겠다고 하며, 문화강국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무기 수출 4대 강국이 되겠다고 하고, 동성혼이 합법화되지 않고도 출생률이 세계 꼴찌인 나라에서 “모든 사람이 동성애를 택하면 인류가 지속하지 못한다”는 허황되고 혐오적 주장을 편 자가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민주정부가 세워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성소수자, 난민 등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창세기 1:26)된 모든 존엄한 인간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이사야 2:4) 평화 세상,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창세기 1:31) 생태정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교회가 더 힘을 내겠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더하여 주옵소서.
생명의 하느님,
지난 6월 22일, 많은 교우들이 들녘교회에 가서 들녘-향린 선교협력 30주년 기념예배를 성대하게 드렸습니다. 참 감동적인 예배였습니다. 어린이부터 장년신도까지, 갓 새교우 가입식을 마친 교우부터 수십년 된 교우들까지 모여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함께 걸어온 참 좋은 길, 하느님이 향린에게 주신 생명환경선교의 사명을 되새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자랑스러운 역사를 넘어 고령화, 인구감소, 기후위기 등 농촌의 위기를 함께 이겨나가면서 앞으로 또 30년 두 손 잡고 함께 이 땅에서 당신의 뜻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향린교회를 세우신 하느님,
올해 벌써 40여 명의 새교우가 향린교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예수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 수십 년 걸어갈 긴 신앙의 여정에 벗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청년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교회에 활력이 생기고, 지난 10년, 코로나를 비롯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오며 향린의 미래가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존 교우들이 먼저 손을 내밀고,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며, 천천히 튼튼하게 토대를 다져서, 더욱 다양하고 큰 우리가 되어 향린에 주신 당신의 사명을 꿋꿋이 감당해 나갈 수 있기를 간구합니다.
은총의 하느님,
몸이 아파 병상에서 교회를 그리워하는 교우들을 보살펴 주시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을 위로하여 주소서. 직장, 유학, 군 입대, 여행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예배에 함께하지 못한 교우들에게 당신의 은총을 내려 주옵소서.
무더운 여름, 여름들살이를 하는 유아유치부, 어린이부, 청소년부, 새날청년회를 살피소서. 이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 신앙이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예배 순서를 맡은 교우들, 교회 곳곳에서 봉사하는 교우들, 평일에도 자신의 삶의 자리와 선교 현장에서 목회와 선교를 위해 애쓰는 교우들에게 당신의 평화를 내려 주옵소서.
이 시간, 기도와 찬양으로 드리는 우리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받아주시고, 목사님의 하늘뜻펴기를 통해 당신의 뜻을 깨닫고 결단하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제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엽니다. 당신의 음성을 들려 주옵소서.
(침묵)
해 아래 압박 있는 모든 곳에서 언제나 우리 앞에서 걸어가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