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24.
커피명상
“커피 한잔하실래요?”
커피를 권하는 한마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기곤 합니다. 어떤 이에 대한 호감의 표시가 되기도 하고, 바쁜 일터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이기도 하며, 지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는 마음의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커피 한 잔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저는 매일 두 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오전에 신문을 보면서 한 잔, 오후에 서재에서 한 잔. 첫 잔은 새날을 여는 마중의식이고, 둘째 잔은 하는 일에 밀도를 더하는 집중의식입니다. 마치 종교의식에 쓰이는 성수(聖水) 같이 커피는 평범한 일상을 정화하고, 가지런히 정돈하는 도구가 됩니다.
인류 최초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에티오피아인들은 매일 아침 작은 잔으로 석 잔의 커피를 나눠 마신다고 합니다. 첫 잔은 우애의 잔, 둘째 잔은 평화의 잔, 셋째 잔은 축복의 잔입니다. 같은 맛에 다른 의미를 담아낸 석 잔의 커피의례는 상상만으로도 경건해집니다.
우리가 물처럼 마시는 한 잔의 커피도 ‘에티오피아식’으로 대해보면 어떨까요? 평상시보다 조금 느린 박자로 음미하며
나를 향한 ‘미소 한 모금’
남을 위한 ‘친절 한 모금’
모두를 기억하는 ‘감사 한 모금’
성소은 지음, <반려명상>(삼인, 2025. 5. 25. 개정판 1쇄), 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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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도의 지혜서 『우파니샤드』에는 현상계의 본질인 근원자 브라흐만(Brahman)에 이르기 위해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호흡조절(pranayama), 감각환원(pratyahara), 명상수련(dhyama), 의식집중(dharana), 자기응시(tarka), 침잠 속 몰두(samadhi).
그리스도교에도 말씀을 읽고 되새기며 묵상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주님께 아뢰면 주님으로부터 오는 깊은 깨달음과 내적 평안에 이르게 하는 기도 전통이 있다.
이 모두가 자신을 성찰하고, 흩어진 마음을 가지런히 모으며,
거짓 가면을 벗고 참된 나를 바라보게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명상을 하고 기도를 드릴 수 있다.
삶이 명상이고, 모든 몸짓이 기도일 수 있다.
- 향린 목회 23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