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0.
내가 두고두고 말하고 너는 결코 귀 기울이지 않지만, 인문주의가 지닌 최고의 힘(德)은, ‘알면서 모른 체하기’다. 인문이 신(神)과 접속하는 대목이 결코 ‘아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쉬 주워섬기지만, 그 ‘아는 것’을 ‘모른 체하기’로 옮겨놓아야만 신(神)이 들어선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이 될 수 없고, 따라서 영영 존재론적 겸손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데, 그것은 ‘알면서 모른 체하기’가 어느 은택의 ‘순간’ 속에서 오직 빛나듯이 찰나로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 영영 인간인 것!
김영민 지음, <봄날은 간다>(글항아리, 2012. 04. 23.),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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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과 삶 사이에서
헤아릴 수 없는 모름에 수없이 직면하면서도 무던히 견디어내는 것!
종종 앎에 이를 때가 있는데, 그러나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때로 주어지는 은총에 기대어
그냥 잘 살아내기만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믿음의 길이다.
아는 것을 아는 체 해버리면 아는 것에서 그치고, 삶에는 이르지 못한다.
그러면 사실 아는 것도 아는 것이 아니다.
사실 안다는 것도 어디까지 알아야 제대로 아는 것인지 모르기에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영영 존재론적 겸손을 지녀야 한다.
안다고 모르는 것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모른다고 해서 망하는 것도 아닌데,
모름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도
끊임없이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자세가 종교인의 일상이 되어야 한다.
- 향린 목회 219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