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07.
한 내무반, 그러니까 한 방에서 70명이 지냈다는 말이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아래 그림 <과밀한 내무반>을 보라. 다음 그림 <내무반 내 기합받는 모습>은 더 충격적이다. 내무반 인원들이 기합(벌)을 받는 모습인데, 모두 침상 아래로 기어들어가 엎드린 자세로 식판밥을 먹고 있다. 중앙의 기괴한 모습은 머리를 박고 버티는 기합(원산폭격)이다. 침상 위에서는 고참병들이 누워 자거나 쉬고 있다.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군대라는 곳이 어떤 환경일지, 어떤 불편함이 있을지,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빚는 갈등의 크기와 질이 어떠할지, 사고가 일어날 경우 어떤 파괴적 결과가 가능할지 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육체적, 정신적 폭력과 수치, 성욕에 몸부림치는 젊은 육체들의 부딪침, 무기를 소지하는 데서 오는 끝없는 긴장…….
대한민국 병역법은 1949년 8월 6일 재정시부터 복무의무를 “국민인 남자”로 한정했다. 남성에 대한 통념적 성역할에 기반한 입법취지가 최초로 의심받은 것은 2006년이었다. 1981년생 남성이 현역병(카투사)으로 입대하면서 병역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2010년 11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청구를 기각했다(2006현마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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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는 남성만 짊어져야 하는 당연한 의무가 아니다. 징병제가 없는 나라들도 많고, 양성징병 국가들(이스라엘, 노르웨이)도 있다. 남성 독박징병 조항은 헌법(최상위법)이 아닌 병역법(하위법)의 규정이다. 원칙적으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군복무자에 대한 모든 보상이 부당한 것도 아니다. 많은 국가들이 여러 방식(취업지원, 의료혜택)으로 군필자를 우대한다.
여성분들은 혹시 ‘독박징병’이라는 말이 불편한가? 한 가지만은 분명히 하자. 국방은 남성들의 희생으로 유지돼 온 공공 서비스다. 무심결에 이걸 무료라고 생각한 여성들이 다수 있었고, 지금도 없지 않다. 이런 생각은 남성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남자들이 말을 안할 뿐이다. 군필자를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배려이기 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다.
배수찬 지음, <2030 영혼의 연대기: 왜 그들은 윤석열을 선택했나>(통나무, 2025. 05. 08.), 12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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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현충일, 군에 가 있는 큰아이 면회를 다녀왔다.
세 시간 남짓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다.
내가 군 생활하던 시절보다는 많은 자유가 허용되고,
합리적으로 운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합이나 벌도 거의 없는 듯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국방의 의무를 남성들에게만 지운 현행 헌법과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고안된 특수한 환경 조건은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군 복무와 관련해 한국 남성들이 지닌 마음의 상처와 트라우마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매우 무거운 과제 중 하나다.
큰아이가 무사히 군 생활을 잘 마치길 기도하며......
- 향린 목회 216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