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드리는 기도

by phobbi posted May 31, 2025 Views 526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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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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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30.

 

기도는 진정제나 하느님 치마폭에서 흐느껴 우는 시간이 아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대장간이다. 거기서 우리는 복음 말씀으로 녹여져 그분의 도구로 단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도구는 그분의 손안에서 자유도 책임도 잃지 않고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지 결정한다.

 

기도는 천상을 날아다니는 공상 여행이 아니고 우리 소망의 피안으로 날아가는 도피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주님이 승천하신 날에 천상의 음성이 주님의 제자들에게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사도 1:11) 하고 주의를 주었듯이, 우리가 공상에 잠겨 수동적으로 우리 상상, 투사, 공상, 망상 속에서 하늘을 보려 할 때마다 기도는 우리 시선을 지상으로 돌려놓는다. 이와 같은 음성은 우리를 모든 경건한 도피에서 나오게 하고, 땅 위에 단단히 서서 땅에 성실하고, 우리가 서 있는 땅은 거룩한 땅(탈출 3:5)임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 칸트가 말한 머리 위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내 안에는 도덕법칙을 의식하기보다 이 세상은 하느님의 보물이 숨겨진 밭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마태 13:44 참조).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하실 때 예수는 제자들에게 밭은 세상이다”(마태 13:38)라고 말했다.

 

그분이 끊임없이 활동하고, 끊임없이 일하라고 우리를 파견하는 밭은 우리 마음, 이 세상에 놓여 있는 우리 삶이기도 하다. 이 밭은 질적으로 다르고, 경작할 수 있는 범위도 다른 땅이다. 하느님 말씀이 가시덤불에 떨어지면 생명을 틔우지 못하고, 우리의 굳고 할례를 받지 않은마음(로마 2:28-29 참조)의 돌들 사이 또는 우리 피상성의 얕은 물 위에 떨어지면 뿌리 내리지 못하고 열매 맺지 못한다.

 

토마시 할리크/오민환 옮김, <상처 입은 신앙>(분도출판사, 2018. 7. 5.), 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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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오늘까지 DMZ 평화 순례에 참여하고 있다.

분단의 길을 말없이 걷는다.

내게 주어진 삶을 차분히 걷겠다고 다짐하면서,

당신의 도구로 나를 쓰시겠다는 분에게 나를 맡기면서,

내가 땅에 성실하길, 내가 밟는 곳이 모두 거룩한 곳이길 기도한다.

 

 

 

 

- 향린 목회 208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