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댁

by phobbi posted Oct 04, 2026 Views 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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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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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04.

 

결국 나는 선천댁에 대해서 쓰기로 했다. 그 이유는 다음 몇 가지이다. ~~

 

셋째는 민중이 무엇이냐? 또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침묵을 해왔는데, 선천댁을 내세워 민중의 산 실체를 먼저 나 스스로 인식하고 또 그 인식의 내용을 나누고 싶어서이다. 남에게 보여 주고 싶은 욕심에 앞서 내가 먼저 인식한 것들을 서술하고 싶다.

 

반생이 넘도록 서구적 학문 세계에서 온갖 탐색을 계속하다가 한국의 역사 현장에서 민중을 만나게 된 것이 나의 일생의 전기가 된 것이다. 그 후부터 나는 민중의 현실을 보고 그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의 삶에 동참하려고 하면서도 ‘민중이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답을 피해 왔다. 까닭은 내 대답이 ‘개념화’되어 실체로서의 민중을 박제해 버릴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런 질문의 대답 대신 민중의 실체를 재인식하고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안병무 지음, <선천댁>(범우사, 1996년 10월 30일 초판 2쇄 발행),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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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사람들, 한자문화권의 사람들은 예부터

말로 삶을 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특히 개념화된 언어는 언제나 살아 있는 실체를 박제화하여 죽은 것처럼 다룬다.

남겨진 말, 고정된 개념은 그래서 언제나 똥찌꺼기일 뿐이다.

 

그래서 안 선생님은 민중을 개념화하여 죽은 것처럼 다루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셨다.

그러나 계속되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란 것이 지극히 평범하게 산 어머니,

당시의 다수의 어머니, 지금도 수도 없이 많은 어머니, 선천댁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혁명이고,

진짜 민중신학이다.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인류와 생명을 억압한 역사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하나님을 선천댁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민중의 자기 초월 속에서 하나님의 전능성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헛 믿은 것이다.

 

안병무 선생 서거 30주기를 맞아

10월 16-17일 양일에 걸쳐 향린교회 교인들이 선천댁 연극을 마련했다.

기대가 된다.

 

- 향린 목회 70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