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09.
제가 정직을 학교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정직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탐구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타인이 입에 담은 정형화된 문구나 상투어를 반복하면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에게 기원을 두지 않은 말이니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입에 담는 것에 희미한 저항을 느낍니다. 그것을 그대로 재생하면 말이 부족하거나 반대로 말이 지나치게 마련입니다. 어느 쪽이든 자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과는 어긋나버립니다. 그 어긋남이 신경 쓰여서 어떻게든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에 다가서려고 버둥거립니다. 그 아등바등을 지탱하는 것은 정직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사람이 말을 더듬거나 바꿔 말하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앞서 말한 것을 철회하는 것은 더 정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치다 다쓰루 지음/박동섭 옮김, <용기론>(알에이치코리아, 2025. 05. 26.), 167-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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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후배로부터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서부터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하는 발제가 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주워들은 것으로 발제물을 만들고, 그것으로 발제를 한다.
또 듣는 학생들은 그것을 다시 인공지능에게 물어서 질문을 한다.
그렇게 자기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서로 오가는 철학 수업을 보면서
후배 교수가 속 터진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제힘으로 이해해 보려는 노력, 틀리고 고치고, 부끄러운 줄도 알고,
그래도 또 틀리고 다시 고치면서, 먼저 그 길을 간 이들의 노고도 배우고,
한편으로 존중도 하고 한편으로 넘어설 때의 희열도 누리고
그렇게 아등바등 하면서 배워가는 기쁨이 대학에서 사라지고 있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고 싶은 사람,
그럴 싸 하게 보이고 싶어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
정직하게 배우는 사람, 겸손하게 정진하는 사람이 그립다.
- 향린 목회 61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