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년 6월항쟁 주도했던 ‘국본’ 결성된 역사적 장소
지난 5월 교인들 공동의회 열어 철거 이전 결정
80년대 이래 재야 민주화·통일운동 메카로 명성
건물 남겨 민주화기념관 조성해야 지적도
민주화운동의 성소인 서울 명동성당 언덕에서 옛 ‘판넬골목’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 대형 빌딩군 사이로 섬처럼 갇힌 교회당이 나타난다. 올해로 창립 65돌을 맞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의 향린교회(담임목사 김희헌)다. 행정구역은 서울 을지로2가 164-11. 세간에서는 명동 향린교회라고 부르는 이 교회당은 명동성당과 더불어 1987년 6월 항쟁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명소다. 87년 5월27일 항쟁을 주도한 연대기구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가 바로 여기서 꾸려졌다. 지난해 말 흥행한 영화 <1987>에서도 주요 무대로 등장해 세간의 주목을 다시 받기도 했다.
80년대 이래 숱한 시국 관련 집회와 회의가 열리면서 재야·교계 민주화·통일운동의 메카로 꼽혀온 향린교회 건물이 도심 재개발에 밀려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됐다. 교회 쪽은 최근 <한겨레> 취재진과 만나 현 건물을 재개발 시행사에 매각하고, 사대문 안 다른 곳에 새 교회 건물을 세워 옮기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 교회의 철거와 이전은 을지로 명동 지구의 대단위 재개발이 본격화한 10년 전부터 논의되었던 것으로,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목회자와 신도들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공동의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내린 것이라고 한다. 교회 쪽은 이어 최근 재개발 시행사와 매각을 위한 가계약을 맺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