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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펴기

뒹굴며, 놀며, 밥을 나누며 / 예수님과 함께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요 | 김정원 / 조래섭 | 2019-08-25

by 이성환 posted Aug 30, 2019 Views 32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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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9-08-30

뒹굴며, 놀며, 밥을 나누며 / 예수님과 함께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요(이사야11:6-9, 에베소서2:14-18, 마태복음5:9)

2019.08.25 성령강림절 열한 번째 주일 / 교회교육주일

 

 

뒹굴며, 놀며, 밥을 나누며

 

김정원 목사

 

청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 삶에 자극제이자 활력소라면, 교육부 친구들과의 시간은 팝콘과 같은 웃음이 터져나오는 순간들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설교를 하다가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그냥 웃어버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여기에 앉아계신 교우님들 중 한 분이 제 얼굴에 엉덩이를 향하고 앉아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겠지만, 그런 일이 어린이부에서는 매 번 일어납니다. 여기 프로젝트가 나오는 불빛 앞에서 기도 중에 신나게 춤을 추는 일도 매 번 일어나고요. 

 

이렇게나 재미진 우리 교육부 사람들, 그래서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우리 교육부 사람들과 함께 한 이번 여름 들살이는 “평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올라오시다가 무지개천 안에 알록달록 교육부 친구들이 써낸 평화의 내용을 보셨는지요? 저와 우리 교사들이 전한 것들보다 더 진하고, 더 알짜베기의 내용들로 채워진 평화 이야기들을 눈여겨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여름 주제는 “예수님과 함께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요”였습니다. 이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교육부는 오늘의 세 본문을 세 번에 걸쳐 하늘 뜻을 펼치고 그에 따른 활동들을 진행하였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고민하고, 질문을 던져가며 하늘 뜻과 활동들을 준비해주었던 백찬양 전도사님, 김하나 전도사님, 장동원 부장님, 그리고 우리 귀한 선생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럼 이제, 우리 어린이들과 푸른이들이 평화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오늘의 세 본문을 살펴보려 합니다. 우리는 이 세 본문을 통해 각각 ‘하나님의 평화-예수님의 평화-내가 만들어갈 평화’를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본문은 이사야서입니다. 하나님은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이미 평화의 내용을 전하셨습니다. 평화의 선포가 평화가 부재한 상황에로부터 나온다고 할 때, 이사야 시대 역시 평화가 부재했었음을 가늠하게 됩니다. 이사야 시대의 정치적 상황은 위태로웠습니다. 이스라엘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갈라진 후, 앗시리아 제국의 위협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결국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의해 몰락되고, 이제 남유다 마저도 앗시리아의 위협에 맞딱드린 상태에 있었기에 그들의 전반적 상황은 혼란과 불안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이런 정치적 현실과 위기의식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가 선포됩니다. 

 

“평화의 사간이 찾아오면,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눕고, 송아지와 새끼 사자들이 함께 풀을 뜯고, 어린이들은 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게 되지요. 소와 곰은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젖을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 옆에서 장난을 쳐도 어떤 해도 입지 않습니다.” 

 

이사야를 통해 선포된 말씀 속에는 여러 평화의 관계와 이미지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마주친적 없는 전혀 다른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늑대와 어린양’, ‘사자와 송아지’,‘어린이와 야생의 동물들’이 서로서로 함께 뒹구는 모습들은 약육강식의 질서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상태, 즉 평화의 상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친구, 함께, 장난, 해를 입지 않음’과 같은 언어들로 인해 우리는 각자의 마음과 머릿속에 평화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이 전하셨던 평화는 전쟁과 죽음, 불안과 혼란의 시대를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됩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결핍되었던 평화를 전하며, 균형과 조화, 공존과 상생의 꿈을 갖도록 우리를 격려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전했던 평화는 이제 예수님에게로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평화는 바울을 통해 전해집니다. 에베소 교회로 가볼까요? 에베소 교회 안에는 배제와 차별, 소외와 적대감이 존재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대인들의 선민의식은 자기와 다른 사람들, 특히 다른 지방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향한 차별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유대사람과 이방사람들을 가르는 담이 있었는데, 이는 soreg이라 불렸었다 합니다. 이 담에는 “이방인들이 이 펜스를 넘어 성전 경내로 들어가는 것을 금한다. 만일 이 펜스를 넘었다가 절발되면 사형에 처한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14절에서 말하고 있는 막힌 담은 심리적인 담이기도 하면서, 실존했던 물리적 담벼락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유대인과 비유대인들 사이의 갈등은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도, 또 예수님의 뜻을 전하는 일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이들에게 ‘예수님은 평화’라고 전합니다. 서로를 가르는 모든 담을 허물고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만드시는 분, 즉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이끄시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의 권면을 통해 우리는 인종, 신분, 성별, 빈부를 너머 평화를 이루시는 예수님의 삶을 되새기게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셨던 평화와 예수님을 통해 깨닫게 된 평화는 이제 우리의 평화가 됩니다. 본문은 우리 교우분들도 잘 아실, 팔복의 첫 번째 구절-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복이있다!“입니다. 

 

예수님은 넉넉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어려움들을 돌보며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갔던 사람들에게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 공동체는 유대 바리새인들의 장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공동체였습니다. 예배드릴 장소도 하나 없이 모인 빈곤한 민중들은 하나님을 찾으며 평화와 정의를 간구합니다. 그들의 모습은 유대 종교 권력자들에게 쫓김과 위협을 당하던 예수님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만들어 가셨던 예수님의 이야기를 되내이며 그 뜻을 세워나갈 것을 기도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교육부 친구들 역시 절망의 상황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평화를 선택하며 살아갈 것을 기도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살기로 작정할 때, 평화를 갈망할 때,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평화의 새 존재로 거듭나기를 기도하는 여름날들이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이번 들살이에서 다짐했던 내용들을 소개하며 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다짐은 ‘평화’ 이행시로 진행되었었는데요~ 

운을 한 번 띄워주시겠습니까? 

 

평: 평화는

화: 화해하는 것이야!

 

평: 평화는 

화:화재가 일어나지 않는 즉, 전쟁이 없는 상태야! 

 

평: 평화는

화: 화초에 물을 주는 거야!

 

마지막입니다. 

 

평: 평화

화: 파이팅!

 

 

평화, 파이팅!을 외치며- 제 마이크를 다음 주자에게 넘기겠습니다. 두 번째 평화 이야기는 어린이부의 평화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선생님입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제게 평화가 되어주시는 조래섭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요

 

조래섭 집사

 

 

지난 7월에 어린이부는 향린 수양관에서 “예수님과 함께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요“라는 주제로 여름 들살이를 했습니다. 저는 지금 어린이부 교사 6년 차인데 올해 여름 들살이가 여태껏 다녀왔던 들살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들살이로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평화“를 주제로 이행시를 짓고 주사위를 던지며 평화와 관련된 단어를 갖고 주어진 마블 판에 주어진 그림을 설명하는 게임에 정말 진지하게 몰두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지은 평화 이행시들을 들으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피부색과 국적을 갖고 있거나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화목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마블게임에서는 향린교회 어린이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평화와 연관된 단어 중 “기도”라는 말을 갖고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을 설명하라는 미션은 쉽지 않아 보였는데 김순덕 할머니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으셨을 것이라는 최해인 어린이의 설명에 저도 공감을 했습니다.

 

제가 어린이부 교사이지만 매번 수련회를 다녀오고 나면 오히려 제가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아 보입니다. 우리 향린교회 어린이부의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방적인 기독교 신앙의 주입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한데 어울려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저희 교사들이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일 중 하나가 아이들이 서로 잘 어울려 관계를 형성하고 원만하게 놀고 있는 지 그 가운데서 혹시 소외되는 아이가 있지는 않은지 관찰하는 일입니다. 아이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 아이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것을 놓고 기도하는 것이 저희 교사들의 몫이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제가 어린이부 교사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 참 걱정이 많았습니다. 사실 제가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를 제외한 향린 교회 어린이부 교사들은 모두 특별한 달란트를 갖고 계셨습니다. 레크레이션 활동을 진짜 프로처럼 지도하셨던 이승연 교우, 야외 바베큐 구이와 불꽃 놀이 설치의 달인 윤창희 집사님, 가장 연장자임에도 아이들과 다른 교사들을 섬기며 예수님의 본을 보여주시는 심미용 선생님, 기타 연주로 아이들에게 복음송을 인도해주시는 최필수 선생님, 예수님 복음의 진수를 가장 간결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노래로 직접 만들어 가르쳐 주는 임다운 선생님.(3분)

 

아이들에게 맛난 간식을 가장 많이 사주시는 권지숙 선생님, 진지한 신앙의 고민을 갖고 풍부한 교보재를 준비하시고 교육 활동 하나하나를 모두 정성스럽게 기록하시는 김무진 선생님,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하상우 선생님,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해서 다른 선생님들의 질투의 대상이 된 정준모 선생님. 이렇든 다른 모든 선생님들이 탁월한 개인기를 갖고 계시기에 제가 어려움 없이 어린이부 교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게는  교사로서 제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기존의 한국 교회가 갖고 있던 왜곡된 신앙에서 벗어나 올바른 신앙의 길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꿈에는 고민이 깃들어 있었지요. 어떻게 하면 내가 과거에 받아 왔던 개인단위 죄사함을 강조하는 교리는 빼내고 하나님을 삶의 우선순위에 놓는 신앙심을 키워줄 것이냐라는 문제의식이 되겠지요. 

 

지금까지의 어린이부 교사 생활을 돌아보면 거창하게 문제제기는 제가 하였지만 정작 해결은 하나님이 하셨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그것은 신앙이란 혼자가 아닌 교육과 생활 공동체 안에서 자라나는 것임을 향린교회 어린이부를 통해 하나님이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기여했던 부분이 너무나 작았기에 저는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그저 저는 이렇게 어린이부 교육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증언하는 일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어린이부, 유아부, 유치부, 청소년부 등 교육기관에서 풍족하지 못한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교역자분들과 이번 여름 들살이를 위해 후원해주신 김지수 장로님, 채운석 장로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경청하여주신 향린교회 교우여러분 감사합니다.

 

 

 

 

파송사

 

서로가 뒹굴며 노는 것이 평화입니다.

서로의 막힌 담을 허무는 것이 평화입니다. 

따뜻한 밥을 나누는 것이 평화입니다. 

어린이와 푸른이들과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함께 하는 사람들이 평화입니다.

 

오늘 나눈 평화를 기억하며 새 존재로 살아갑시다, 어린이와 푸른이들이 준 감동을 기억하며 평화의 일꾼으로 살아갑시다, 평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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