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by phobbi posted May 12, 2025 Views 1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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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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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12.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생명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의 길인데, 두 길의 차이가 큽니다.

 

생명의 길은 이렇습니다. 첫째로, 당신을 만드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둘째로 당신 이웃을 당신 자신처럼 사랑하시오. 또 무슨 일이든지 당신에게 닥치기를 원하지 않는 일이거든 당신도 남에게 하지 마시오.

 

~~

 

온유해야 한다. 온유한 사람들은 땅을 상속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내하고 자비롭고 무사(無邪)하며 조용하고 착해야 한다. 들은 말들에 대해 늘 경외심을 가져라. 네 자신을 높이지 말고 네 영혼이 불손하게 되지 않게 하라. 네 영혼이 교만한 자들과 교제하지 말고, 의로운 이들과 겸손한 이들과 교제하라.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음을 생각하여, 네게 닥치는 일들을 마치 좋은 일들인 양 받아들여라.

 

정양모 역주,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디다케>(분도출판사, 1993 초판, 1998 재쇄), 19-21,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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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줄여서 디다케(가르침)100년경 시리아 지방 어느 시골 교회의 그리스도인이 편집한 교회 규범서이다. 첫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료이다.

 

이 자료는 두 가지 길이 있다는 간명한 선언으로 시작하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들을 길게 말한다. 매우 단순하고 명료하고 확고하게 말한다. 예레미야 218절과 신명기 3015절에서 20절에 언급하는 생명의 길과 죽음의 길, 또는 생명과 번영, 죽음과 파멸의 길을 대조시킨다.

 

가치 혼란의 시대에, 삶의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때 천천히 읽어가면 영혼이 정화되고, 따라야 할 길이 보인다. 산상설교나 평지 설교 못지않다. 생명의 길의 시작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그리고 자기가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최소주의 윤리(己所不慾 勿施於人, 論語』 「衛靈公篇)를 언급하는 것이 놀랍다.

 

조용하고 착하며, 들은 말들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하나님 없이 되는 일은 없기에 닥쳐오는 일들을 마치 좋은 일들인 양 받아들이라는 말씀이 깊게 다가온다. 주체적으로 책임 있게 사는 삶만큼이나 주어진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되새김이 얼마나 중요한가! 존재에서 경이(驚異)를 느꼈던 옛 철학자들의 마음을 유지해야 하리라.

 

두 가지 길에 대한 긴 논설은 이렇게 맺는다. “누가 당신을 가르침의 이 길에서 탈선시킬까 조심하시오. 그는 하느님을 떠나서 당신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만일 주님의 멍에 전부를 질 수 있다면, 당신은 완전하여질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나마 하시오. 음식에 대해서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나 지도록 하시오. 우상에게 바친 고기는 아주 멀리하시오. 그것은 바로 죽은 신들을 섬기는 경신례이기 때문입니다.”(53)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나마 하시오!”라는 말씀은 내게 큰 위로가 된다.

 

루트비히 포이어바흐(Ludwig Andreas von Feuerbach)사람이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라”(Der Mensch ist, was er ißt)고 했듯이, 일상의 삶에서 죽은 신들을 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도록 한다.

 

육체와 정신을 모두 깨어 있도록 하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살기를 기대하며.

 

 

 

 

- 향린 목회 19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