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청년들의 종교문화적 실천

by phobbi posted May 07, 2025 Views 1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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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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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07.

 

지금까지 청년 가나안 성도들의 종교 정체성과 종교문화적 실천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보았다. 1980·1990년대 개신교 대부흥 시기에 신앙생활을 시작한 세대의 자녀 층인 청년 가나안 성도들은 본질주의적 종교 정체성을 거부하고, 동질적이지 않은 형태로 종교성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각기 다른 정체성과 행위 안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윤리성이라는 중심축을 가지고 종교 정체성이 구성된다는 점이었다. , 청년 가나안 성도는 교회로부터의 불만으로 인한 일탈자이거나 윤리성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뚜렷한 윤리적 기준을 중심으로 개신교 교리와 기독교라는 용어를 전유하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윤리성과 개신교 신앙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 윤리적 축은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시민 윤리로 구성되었는데, 이러한 시민 윤리적 정체성은 제도 종교 권력과 지배 이데올로기의 접합을 간파하게 했다. 이에 청년 가나안 성도의 종교문화적 실천도 종교적 의례에서 사회적 의례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어떤 사건이나 계기가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이들이 교회를 나가게 된 계기는 개인적 불만이나 부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모순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자 함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점은 오늘날 종교가 제공해야 할 것이 본질적 종교성이 아니라 종교적인 것으로의 가치와 실천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

 

청년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 종교 정체성과 종교적 실천을 고민한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교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교회가 청년과 유리되고 있는 지점이 시민 윤리적 가치관과 이를 향한 실천이 부재했던 것인데, 이 역시 공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종교가 동질적 정체성으로 중심으로 개인에게 소속감과 안녕감을 제시했다면, 오늘날의 종교는 시민사회의 공공성을 어떻게 제시할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때 제시되는 윤리는 제도 종교의 교리 해석이나 절대적 진리에서 기인하는 윤리가 아니라, 다변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서도원 지음, <나는 기독 청년, 교회는 안 가요>(동연, 2025. 03. 31.) 22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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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제도 종교를 떠났지만,

종교적 정체성을 지니는 이들의 삶과 주장, 고민 속에서

기존의 종교 전통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회를 출석하지 않음에도 그리스도인으로 남으려는 이들이

특별히 시민 윤리적 정체성을 지니고 종교문화적 실천을 한다는 점을 주목할 때,

기존 교회는 앎과 믿음의 괴리, 믿음과 삶의 괴리에 대해 더 진솔하게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복음서 7:21)

 

오늘날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과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 중

누가 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뜻을 잘 행하고 있는가?

 

 

 

 

- 향린 목회 185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