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열흘째 1

오늘은 성탄절. 1972년 신학교에 입학 이래 성탄절은 언제나 예배와 설교 등등 일종의 교회 업무를 수행하는 날이었다. 그것도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특별하고도 가장 바쁜 날이었다.

그런데 안식년에 맞게 어제 이브에는 함께 걷는 친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하고 오늘도 계속 걷는다. 오늘은 하루쯤 쉬어야 하지만 쉴 곳이 없다. 숙소는 8시 이전에 나와야 한다.

...

더욱 큰 문제는 하루 길 안에 문을 연 알베르게 숙소가 없다는 것이다. 예수를 따르는 순례자들이 예수 탄생 축하로 인해 잘 곳이 없는 모순이다.

어제 저녁 성당 입구에 아기 예수 모형이 놓여 있는데 문은 닫혀 있다. 교황께서는 이번 성탄 메시지에서 예수가 물질주의의 포로가 되어 있다고....

나 또한 오늘 내일 먹을 양식을 잔뜩 짊어지고 물질의 포로가 되어 걷는다. 오눌 하루 안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