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부시정부시대 고려민족이 할일
김 낙 중

(1) 21세기 고려민족의 역사적 위치

19세기말 조선왕국은 급격히 밀려오는 서구문명의 물결 앞에서, 양반, 귀족 지배층은 사색당쟁으로 권력투쟁에 여념이 없었고, 백성들은 가렴주구에 시달려서 피폐할 대로 피폐한 상태에 있었다. 그래서 전국 도처에서 민란이 일어났고, 1880년 長連민란, 1883년 동래민란, 1888년 永興민란 1889정선, 인제, 통천, 환곡, 광양, 수원민란 1890년 안성, 함창민란, 1881년 제주, 고성민란, 1892년 함흥, 덕원, 랑천, 예천, 회령, 강계 성천, 종성민란, 1893년 함종, 인천 재령, 청풍, 황간, 개성, 황주, 중화 운산, 황해도 철도, 회령, 종성, 통영, 양주민란, 1894년 금성, 김해, 노성, 충청도 동학들 문의, 옥천, 회덕, 진령, 청산, 보은, 목천 등지에서 봉기, 경기 남양주, 경상 영천 대구, 안동, 신령, 문경, 성주, 예천, 의흥 등에서 농민 봉기
드디어는 “갑오농민전쟁”으로 전국적 봉기가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왕실과 양반 지배층은 민중의 아픔과 아우성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오히려 외세를 불러들여 이들 민중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그래서 100년 전 고려민족은 망국의 비극을 보게 되었고,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런데 이들 고려민족은 민족 자신의 힘으로 일제를 쫓아내지 못했다. 일제는 스스로 욕심 부려 일으킨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에 패하여 1945년 연합군에 의해 이 땅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이 땅은 다시 미군과 소련군이 남북을 분할 진주하는 점령지가 되었고, 드디어 남과 북에는 우리 민족 모두가 바라는 통일 민족국가가 아니라, 미국과 소련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개의 분단국가를 세웠던 것이 아닌가?
1948년 고려반도의 남과 북에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되면서, 지난 57년 동안 남과 북은 각기 전체 고려반도를 지배하고, 대한민국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참조
전체 고려 인민을 대표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 제1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전체 조선인민의 리익을 대표하는 자주적인 사회주의 국가이다.” 참조
민족국가임을 자처하면서, 상대방을 “반국가단체” 또는 “괴뢰집단”이라며, 그 타도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사람의 욕망과 현실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는 것,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1940년대의 냉전시대에 만든 자신들의 헌법 규정들에도 불구하고, 실질상 고려반도의 남과 북을 각기 통치해온 두개의 분단국가(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잠정적 특수관계를 가진 통치체)이다. 그리고 이것이 외면할 수 없는 국제법적 또 국제정치적 현실이기도 하다.
21세기의 새 역사를 창조해야 될 고려민족은 이제 민족의 내일을 위해서 엄숙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적 기로의 지점에 놓여 있다. 끝까지 민족 구성원의 다른 일방에 대한 “타도의 길을” 계속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미우나 고우나 상대방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하는 “상생의 길”을 추구할 것이냐의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잃은 지 100년, 분단 상쟁하며 세월을 보낸 지 60년, 20세기는 고려 민족에게 비극 자체인 채, 이제 21세기를 맞은 지도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자아! 과연 우리는 지난 20세기의 관성을 그대로 가지고 21세기를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제부터 조용히 자기를 성찰하며 2005년을 맞아야 될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해야만 할 일이 과연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2) 21세기 미국의 위치와 고려

고려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사이에 있는 작은 반도이며, 고려 민들은 미,소 냉전시대에 남북으로 분할된 채 두개의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백성들이다.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고려 민들은 싫으나 좋으나 미국 제2기 부시정부의 절대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20세기 후반까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전개됐던 냉전시대에는 국제 정치가 대체로 국제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다극체제에 의해서 운영되었다. 그렇지만 세계가 미소간의 핵균형을 거쳐 1980년대 후반 이래 탈냉전의 길에 들어서자,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그 존립을 위협받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이들 미국 군산복합체는 미소간의 핵균형을 깨고, 미국이 세계의 군사적 패권을 쟁취하기 위한 M.D.체제의 수립을 적극 추진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국제정치에서 다극체제는 위협을 받고, 미국에 의한 1극 체제가 형성되려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구촌은 21세기에 들어선 것이다. 제2기 부시 정부란 이와 같은 군사적 세계패권 추구를 지지하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적극적인 지지 기반 위에 있는 정부라는 사실을 고려하면서, 우리 고려민족은 남과 북을 막론하고, 21세기에 자기 운명을 지혜롭게 개척해야만 할 중대한 역사적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제2기 부시정부가 고려반도에서 취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길이 있을 수 있다.
첫째, 부시정부는 지구촌에 존재하는 다양한 국가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제연합의 기능을 존중하면서, 국제 정치의 현안문제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미국은 유엔 회원국인 남과 북의 고려민의 국가들을 존중하면서 제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할 것이다.
둘째, 부시정부는 지구촌에서 군사패권적인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다른 국가들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을 추구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고려반도에서도 현안 문제들에 대해서 군사력 사용을 불사하는 일방주의적 정책을 추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고려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존망의 기로에 처하게 될 것이다.
셋째, 부시정부는 계속 세계적 군사패권을 추구하겠지만, 고려반도와 동아시아의 상황에서는 군사력 사용에 의한 조급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을 택하되, 현재의 남북간 적대적 긴장상황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대만, 남한, 일본을 미국의 M.D.체제 구축에 최대한 활용하는 느긋한 정책을 취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만약 지난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민주당 정부는 첫째 길을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보다 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시정부의 경우는 지난 4년간의 행보로 미루어 볼 때, 둘째의 길, 아니면, 셋째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나는 그 중에서도 둘째보다는 셋째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더 높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려반도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너무도 많은 살상 파괴력이 축적되었으며, 또 부시 정부로서는 이라크 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또 하나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도 무리겠지만, 그렇다고 고려반도의 평화 정착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북조선이 몇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핵 보유국가로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북미, 북일 간에 국교가 정상화 되어 고려반도에서 교차승인 구조가 이루어진 뒤에는 일본이나 남한이 국방비를 늘려 미국의 M.D계획에 적극 참여케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3)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와 남, 북, 미 3자관계

현재 고려반도를 둘러싼 국가간의 관계는 러, 미, 중, 일 4자 사이에는 대체로 표면적으로는 평화적 우호관계를 갖고 있으며, 잠재적으로는 경쟁적 적대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남, 북, 미 3자 사이에는 한미동맹을 한편으로 하고 북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노골적 적대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한미동맹관계는 지난 60년간 북에 대한 타도를 추구하여왔으며 법적으로도 휴전상태의 적국관계다.
그러나 어떤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한 타도를 추구하는 한, 상대방 국가가 타도되거나 전쟁상태가 종식될 때까지 그들 국가간에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지금 남과 북의 고려 민들은 지난 60년간 추구했던 상대방에 대한 타도 추구 정책을 끝까지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평화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추구할 것이냐? 를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놓여 있음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다. 지난 100년간 나라를 잃고, 60년간 분단 상쟁의 세월을 살아온 고려민족으로서는 당연히 남북간 화해와 평화공존을 추구해야 되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주변 국제환경은 여의치 못하다.
어느 나라든 군부와 군수산업이란 반드시 적대관계가 있어야만 자기의 존재 이유와 자기기업의 사업 이윤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고려반도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 군산복합체는 고려반도의 남북이 계속 적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세계적 군사패권을 추구하는 미국 네오콘의 입장에서는 성장과정에 있는 중국을 강력한 잠재적 적국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군사적 포위망을 유지하며, 돈 많은 일본을 보다 강력한 군사동맹에 인입하고, M.D를 개발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세계적 탈냉전 시대에도 불구하고, 북조선이 붕괴하여 남한에 흡수되지 않는 한, 고려반도는 계속 냉전의 고도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남한 내에는 북조선이 오래지 않아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에 고무되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을 지혜롭게 이용하면서 북에 대한 흡수통일을 추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북측에 대한 타도통일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한 사실에 고무되어, 남측이 북측에 대한 적대적 군비경쟁을 계속하면서, 북미, 북일 수교를 반대하고, 북에 대해 현금 지원을 삼가서 북에 대한 목조르기 정책을 계속하면서, 남북교류만을 추구하면 북측도 별수 없이 동독처럼 붕괴 흡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서독의 흡수통일은 동독에 대한 목조르기 정책의 산물이 아니라, 브란트의 비적대적 평화공존정책인 '동방정책'의 결과였다.
지난날의 동서독관계와 오늘의 남북관계가 다른 점은 1) 서독은 2차대전 패전 후부터 노사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여 노사간의 갈등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남한은 아직도 계층간, 지역간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2)서독은 높은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고 있었으나, 남한의 사회보장 수준은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3)서독은 이미 1960년대에 공산당의 합법화를 실행했으나, 남한에서는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한다. 4) 동독은 군사,경제적으로 대소 의존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나, 북조선은 자주적인데 비해 오히려 남한이 대미 의존상태에 있다. 5) 서독은 동독에 대해 '동서독기본조약'을 실천해서 동독의 존재를 실질적으로 보장했으나, 남한은 '남북기본합의서'를 휴지 상태에 놓아두고 있다. 6) 서독은 동독에 대해 여러 해 동안 각종 차관 등 막대한 경제원조를 제공했으나, 남측은 미국의 경제 봉쇠정책을 추종하며, "왜 퍼주기식 원조를 하냐"고 발목을 잡고 있다. 7) 동독 주민은 서독 정부나 서독 주민에 대해 원한을 가질 이유가 없었으나, 남한은 미국에 의존하면서 6.25 과정에서 북조선을 처절하게 초토화해 놓았고, 또 지난 50년 동안 적대적 군비경쟁정책을 강요해서 북조선 주민을 빈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북조선 주민에게 분노와 적개심이 쌓여 있고, 큰 원한이 맺혀 있다. 8)서독은 소련이나 동독 주민을 물질적으로 매수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었으나, 남측은 다시 I.M.F. 사태가 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처지이다.
따라서 서독의 상생추구정책과 남한의 타도추구정책은 결코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게 한다. 아직도 대북 흡수통일을 원하는 사람은 서독이 지난 30년간 실천한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진정한 상생의 '햇빛정책'이었으나, 오늘날 남한의 "햇빛정책"이란 목조르기 정책을 추구하는 미국과 '한미공조'와 국방비 증액을 고수하면서, 다방면에 걸친 남북교류나 하자는 것이기에, 평화의 제도화가 없는 "햇빛정책"이란 차가운 “달빛정책”일뿐, 실은 '북풍정책'이 되고 만다. 진심으로 평화통일을 원한다면, 평화를 제도화하여 남과 북이 평화 공존하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

나는 오늘 이 글에서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북조선은 과연 쉽게 붕괴되어 동독 같이 흡수통일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고려반도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이 당분간 고려반도에서 적대적 긴장상태를 유지하려 할 경우에, 고려민족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4) 북조선 정권 타도의 실현가능성

1950년 6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소련 탱크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타도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대한민국은 미국의 힘을 빌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타도를 추구했다. 그러나 역시 중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다. 그 후 50년의 세월 동안 쌍방은 계속해서 온갖 방법을 다하며 상대방의 타도를 위한 기회를 찾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이와 같은 노력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50년 동안 상대방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군비경쟁을 하며, 살상 파괴력을 축적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타도할 수 있는가? 어떤 사람들의 답은 지금도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이 사람들의 답을 정면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조선 정권이 타도될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남한 역시 치명적인 파괴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타도의 첫째 방도는 미국의 막강한 최신식 군사력으로 북조선에 대해 족집게 같은 치명적 선제 폭격을 단행하는 것이며, 둘째 방도는 군사, 경제적으로 목조르기를 계속하는 대북 봉쇄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대북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군사적 타도의 방도에 대해서는, 아무리 미국의 최신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고려반도에서 전면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그 결과는 고려반도의 황폐화와 고려 민족의 종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 견해이다. 물론 아직도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한판 붙어도 북의 지도부만 제거하면 남이 이길 자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1950년 6.25는 북조선의 지도부가 남조선의 서울만 점령하면 남조선인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 줌도 안 되는 지배층”은 타도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조국해방전쟁”을 시작했었다.
나는 이런 견해는 고려반도에 60년간 쌓인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살상파괴력을 무시한 어리석은 견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대북 타도의 두 번째 방도 즉 대북 목조르기 정책에 대해서는 남한이나 미국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북조선을 타도하고 고려반도에서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방도라고 미련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미국이나 일본이 북조선과 국교를 수립하고, 각종 경제적 이익을 주는 것은 북조선의 김 정일 독재체제를 연명시켜 주고, 북조선 주민들을 더욱 오랜 기간 비민주적 반인권적 독제체제 하에서 시달리게 하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이다. 과거 서독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반대했던 사람들도 그런 주장을 했었다.
대북 목조르기 정책의 내용은 한편으로는 핵 포기, 미사일 개발 포기, 생화학무기 포기, 재래식 군사력 배치 변경, 사회주의적 독재체재 포기, 인권개선 등을 이유로 대북 국교정상화, 경제지원과 대북 투자 등을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북 군사력을 더욱더 강화해서 북조선의 남침 위협을 적극 억제하면서, 남북 교류를 통해 북조선 주민들에게 김 정일 독재정치의 비인도적 빈곤 현실을 깨닫게 해야 된다는 것이다. 즉 이는 종래까지의 대북 적대적 군비경쟁하의 남북교류를 통한 “남풍에 의한 타도정책”을 계속 유지 강화하자는 것이다.
내가 앞에서 남한이 북조선을 “타도할 수도 있다.”고 하는 말을 정면으로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는 남한이 “보다 강력한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보수파의 한반도 긴장 유지정책에 편승하여 일본과 미국이 북조선과 국교 정상화하는 것을 막고, 경제적 지원이나 투자를 차단한 채, 군수산업의 요구에 편승하여 국방비를 더욱 많이 투입하여 최신예 군사력을 계속 강화하면, 부조선 경제는 최악의 바닥에서 장기간 허덕일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북조선에 대한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을 러시아나 중국이 협력하거나, 최소한 방치하는 상태가 지속될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나는 러시아나 중국이 미국의 그와 같은 대북압살정책을 협조하거나 방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러시아나 중국은 세계적 군사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이 대중, 대러, M.D망을 구축하기 위해 고려반도의 긴장상태를 이용하고, 드디어는 북조선을 붕괴시키고, 한,미,일 방위동맹 체제를 가지고 대중 대러 포위망의 경계선을 압록강까지 북상시키는 것을 찬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러시아나 중국은 결코 경재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경재 여력을 미국과의 새로운 군비경쟁에 투입해야 하는 신냉전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시정권이 계속 대북 목조르기 정책을 계속한다면, 분명히 북조선 주민들은 가일층 어려움 속으로 몰리겠지만, 중국이나 러시아는 최소한 북조선을 도아 주거나, 아니면 궁지에 몰리는 북조선을 자기 영향력하의 종속국가로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존망의 한계상황에 몰리는 북조선이 “이판사판 끝장을 보자”고 폭발하면, 고려민족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선군정치 하에 있는 북조선의 군부나 정치 지도자들이 “이판사판 끝장을 보자”는 자살적 행위는 결코 하지 않고, 곱게 굴복하여 미국이나 남한의 정치를 수용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일까? 아니면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중지하거나, 대중 M.D.망을 완성하고 세계적 군사패권을 완성할 때까지 남북분단체제는 오랜 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5) 부시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일은?

제2기 부시 정부는 누적되는 재정적자와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내외 여론의 악화 등의 이유로 대외정책 방향을 과거의 일방주의를 다소 수정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서 남북간의 긴장 상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관련국간의 교차승인 구조를 수용할 정도로 변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따라서 고려민족은 부시 정권이 고려반도에서의 긴장유지 정책을 지속할 경우라도 자기의 갈 길을 찾아야만 된다. 어느 민족이고 자기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지, 강한 남의 나라의 ‘선의’에 맡기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독립 국가를 가진 자주적 민족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남, 북, 미 3자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 3자의 관계는 한,미는-> 동맹관계지만, 남,북 및 북,미는-> 모두 적대관계이다. 그런데 미국은 현재의 3자관계를 계속 형상 유지하는 것이 자국의 국가이익에 합당하다고 생각할 경우에, 과연 한국의 국가이익은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100년의 망국, 지난 60년의 분열상쟁은 모두 자기 민족 내부 문제를 강한 외세의 힘으로 해결하려 했던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교훈을 찾아야 한다. 고려민족은 이제 자각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고려민족은 북에 살든 남에 살든, 남북간의 핵문제든, 미사일문제든, 재래식병력 배치문제든, 인권문제든 스스로 북과 한,미동맹 간의 적대관계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지, 북, 미간 또 남,북간 적대관계를 강력한 미국의 힘으로 해결해주기를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남한 자신이 대북 적대관계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고려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동시에 이행 실천하는 관계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원수가 서면을 통해 약속한대로 “남과 북이 서로 인정, 존중하고, 불간섭, 불가침 한다.”는 약속을 성실하게 준수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남북 당사자간에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여러 가지 부속합의서가 채택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10여년이 지나도록 모두 휴민상태에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남북기본합의서”와 “고려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휴민화된 것이 모두 상대방 탓이라고 비난만 하고 있을 겨를이 없다.
군사,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진 남측이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실천의 화고한 의지를 보여야만 북측에게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고려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성실하게 동시이행하자고 주장할 수 있고, 또 북측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북측이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난 50연 동안 진행된 한,미와 북측간 적대적 군비경쟁의 결과이며, 또 북측은 미국이 “대북정대시정책 청산”을 핵포기의 핵심적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이 “비핵화공동선언”의 실천 방도에 합의하여 국제연합으로 갈 때, 미국은 이를 반대할 수 없으며, 고려반도의 적대적 긴장상태 해소도 반대할 수 없다. 주변국가인 러시아나 중국은 고려반도의 긴장을 이유로 미국이 추구하는 M.D. 구축을 결코 원치 않기 때문에, 고려반도 긴장해소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본과 미국에도 세계적 군사패권을 추구하는 군국주의자들이나 군산복합체들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에도 군국주의 부활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도 부시정부의 일방주의적 군사패권 추구를 반대하는 평화 지향적인 국민들도 많이 있다. 즉 우리가 먼저 남,북간 -> 적대관계를 해소해야만, 우리가 미국, 일본의 평화애호 세력과 협력하여 북,미간 -> 적대관계의 해소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지, 미국이 먼저 북미 적대관계를 해소한 다음 우리가 남북 적대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지구촌 최대의 대륙 유라시아 대륙과 지구촌 최대의 바다 태평양 사이에 있는 작은 고려반도에 사는 약소한 고려민족이 지난 100년의 역사, 지난 60년의 역사에서 ‘민족문제를 외세의 힘으로 해결하려 한 과오’에서 교훈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우리 민족이 더 이상 이 지구촌 주민으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반면 이 고려민족이 스스로 자기문제 해결의 주체로 변신할 때, 나는 분명히 이 민족이 약육강식이 지배한 상극적 문명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가 21세기 새로운 상생적 세계문화를 창조하는데 결정적으로 위대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민족이 우리 민족의 세계사적 사명을 자각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