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기지 이전협정은 절대로 비준할 수 없다
2004.11.29, 여의도, 오후 4시. 민주노총 총력투쟁


하도 반대할 것이 많아서 오늘 민주노총이 여러 마당으로 나누어서 투쟁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철폐운동으로 투쟁을 시작한 것이지만, 민주노총의 본 의제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도 있고, 공무원 노조 3권 쟁취 투쟁, 또 이락크 파병연장안도 반대와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도 심각한 것이어서 이렇게 투쟁의 마당을 벌였습니다.
아시는 대로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에 따른 주한미군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용산기지이전협정(이하 ‘용산협정’)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이하 ‘LPP개정협정’)이 현재 국회비준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용산기지를 포함한 미군기지 재배치 협상의 내용과 과정에 대해서 각종 의혹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위헌시비도 벌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여 국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용산협정과 LPP개정협정 비준에 동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국회는 협상과정 및 협상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협정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전 비용을 전부 한국 측에서 부담한다는 데에 반대합니다. 이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아시겠지만, 용산 미군기지 이전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필요와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용산기지 이전이 미국의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은 “미합중국 군대를 핵심권역으로 통합”한다는 협정 전문이나 첨단 C4I구축 및 대규모 미군요원 가족숙소 등을 요구하는 시설의 내용, 노대통령 등 한미당국자의 발언 등을 통하여 입증되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안에서는 우리가 이전비용을 모두 부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 정부 추산으로는 용산기지 이전 비용을 3조 9천 억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돈은 국민연금 미납총액 3조 7천 역원을 한꺼번에 탕감할 수 있습니다. 또는 실업자 100만 명에게 월 33만원씩 1년간 지급할 수 있는 돈입니다. 이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과 제가 28만 원 씩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정부는 이전을 먼저 요구한 쪽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이 국제 관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 90년 당시 우리 정부의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공동부담원칙 관철’ 방침을 정했던 점 ▲ 미국요구에 따른 캠프 님블과 캠프 홀링워터 이전비용의 한국 부담 사례 ▲ NATO의 독일 라인마인 미공군기지 이전비용 일부 부담 사례 ▲ 미국 요구에 따른 유엔사 ․ 한미연합사 이전비용의 한국 부담 사례 등에 비추어 볼 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이 모든 이전 비용을 문다는 것은 도대체 상식적으로 볼 때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예문서라는 현 한.미 소파에서도 주한미군 주둔경비는 미국 측이 물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전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부당한 일입니다.

둘째로 2008년 말까지 주한 미군을 12,500명으로 감축한다고 말하는 데, 부당한 것은 그 감축이 조금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한 미군을 감축한다는 것은 미군 철군의 시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환영합니다. 그러나 용산 미 기지를 평택에 옮기면서 이러한 주한 미군의 감축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주한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이전비용은 90년 당시 미측이 제시했던 17억 달러에서 오히려 33억 달러(한국 정부 추산)로 늘어났으며, 대체 부지도 26만 8천 평에서 52만 평으로 늘어났습니다.

셋째로 장본인들에게는 전혀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항이어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부는 평택 주민들의 농지 349만평을 새 미군 기지로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평택 주민들의 동의를 전혀 받은 적이 없이 그냥 정부가 마치도 자신의 소유처럼 준다고 한 것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넷째로 용산협정 등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찬성할 수 없습니다. 평택을 기지로 제공한다는 것은 미군이 동북아 지역군 임무에 복무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주한 미군은 해외주둔미군 재배치를 계획의 일환으로서 신군사전략에 의한 것인데 주한 미군을 기동성과 정밀타격력이 뛰어난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여 선제타격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군이 정 기지를 가지기를 원하면 그 넓고 넓은 미국 본토로 기지를 옮길 것이지 한국에 다른 지방으로 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를 우리는 반대합니다. 그것이 동북아 패권강화라는 미국의 목적으로 하여 대중국 포위라는 주한 미군의 역할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할 때 더욱이 불가합니다. 주한 미군은 한.미 동맹에 기초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들 아시다 시피 남이 북에 대항할 만큼 군사적으로 약한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이 북을 더 능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한 미군은 필요 없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이락크 전쟁을 치루기 위하여 주한 미군 3,600 여명을 이미 이락크로 재배치하였고 한국군도 정예부대를 3,000 여명 이락크로 파병했습니다. 한반도의 안정이 문제라면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파병했다는 것은 한반도에 전쟁이 남이나 미국이 시작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는 전제입니다.
우리가 용산 및 LPP협정 강행을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중요한 것인데 미국이 북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용산미군 기지를 평택에 이전하는 것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즉, 주한미군이 북의 장사정포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언제든지 대북 선제공격을 감행하려는 것이라는 거죠. 이런 점에서 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에 따른 미군재배치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평택주민들은 이미 50여년 전에 보상 한 푼 제대로 못 받고 자기 땅을 미군기지로 빼앗긴 채 살아오면서 미군범죄, 환경오염, 지역발전 저해 등의 온갖 피해를 당하면서도 어디에 하소연 한 번 제대로 못해왔습니다.
이들에게 또다시 349만평이나 되는 땅을 내놓으라는 것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 채 뿌리 뽑는 일입니다. 특히, 토지수용 대상지역 주민의 60~70% 이상은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도 힘든 노인들입니다.
토지수용 대상지역 주민들은 단 한 평의 땅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자세로 투쟁을 결의하면서 100여일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전체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평택시민신문, 2004. 10. 20)에서는 용산기지와 미2사단 이전에 대하여 52.9%가 반대하고 있고, 단 7.5%만이 토지 강제수용을 지지하고 있을 뿐 철회 또는 원점 재검토(37.2%)나 설득과 대화를 통한 해결(53.3%)을 선호하는 등 정부의 토지 강제 수용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토지 강제 수용에 들어간다면 이로 인한 갈등과 충돌로 인해 부안사태와 같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는 평택주민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용산협정 및 LPP개정협정의 국회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LPP 개정협정을 비준동의한다면 정부의 기만행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회조차 미국의 부당한 강요에 굴복하여 스스로 자신의 권능을 포기하고 국민의 이익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는 이와 같은 기만적이고 굴욕적인 LPP 개정협정에 대한 국회비준을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