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글은 구게시판 어딘가에 있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정혜선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예장통합 목사님이고, 지금은 고향인 제주도에서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이어서 교회는 저에게 익숙한 곳입니다. 어려서부터 대학때까지(부모님이 제주도에 내려가시기 전까지)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렸고, 철저한 주일성수 및 주일학교 교사, 찬양대반주 등 교회봉사도 열심히 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죠이선교회라는 대학선교단체에서 제자훈련도 받았을 정도로 아주 믿음좋고(?) 착실한 청년이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현대기독교사상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니체나 마르크스 등 무신론을 주장하는 사상가들의 기독교 비판내용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교양수업이어서 1학기 가볍게 듣고 잊어버려도 되는 수업내용이었지만, 저는 그 때 굉장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상가들의 기독교에 대한 공격은 제가 20년동안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제 신앙을 뿌리부터 마구 흔들어버렸습니다. 만약 제가 그 때 좀 더 전투적인 신앙태세로 ‘사탄아! 물렀거라!!’하고 기도하면서 1학기 수업을 들었다면 아마 저는 교회에서 이를 신앙간증으로 고백하고 많은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믿음이 그리 깊지 않았는지 저에게는 그 사상가들의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 내용에 많이 빠져들었고, 그동안 교회 다니면서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감히 들추어내지 못하고 꽁꽁 숨겨놓았던 들었던 물음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 목사님들의 설교나 기독인들의 모습에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주변에는 교회를 다니다가 한국제도권교회에 많은 염증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 사람들은 저에게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교회를 떠나는 것이 좋다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혼란을 겪으면서도 계속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어떤 사람은 목사 딸의 타성이라고도 이야기하지만, 저는 교회에 대한 애정이고 저의 신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으로서 제가 살아내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향린교회는 일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다닐 교회를 찾다가 언니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향린이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향린교회에서는 적어도 고민하는 신도가 있을 때 시험에 든 신도를 위해 애정어린 통성기도를 해주는 대신 같이 고민하는 공동체일거란 생각에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