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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저희에게 새해와 새 아침을 주셔서 이렇게 새 빛 속에서 또 한 해와 하루를 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는 이 자리에 올해의 계획과 희망뿐만 아니라 올해의 걱정과 부족함, 조마조마한 마음과 저희의 아둔한 심령까지 모두 안고 나왔습니다. 이제 당신의 단 위에 이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하느님, 저희의 빈 마음에 함께 하셔서 돌아갈 때에는 새해 새 아침의 충만한 기쁨으로 채우소서.
하느님, 새해 첫머리에 특별히 간구할 것은 당신이 세우신 이 향린공동체가 정말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나는 일입니다. 쉰아홉 해 전에 향린을 이 땅에 내실 때에는 감당케 하고자 하시는 뜻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땅의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목사가 목사답지 못하며, 평신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회 공동체의 새 모델을 모색하며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하느님, 이제 저희는 향린의 한 갑자를 한 해 앞두고 있습니다. 저희 신앙의 선배들이 60년 동안 수고하며 흘린 땀방울을 감격과 존경의 마음으로 돌이켜 보고자 합니다. 그 과정 속에 선포된 하느님 나라의 말씀과 그 과정 속에 앞당겨 성취된 작은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재삼재사 반추해보고자 합니다. 또 저희에게 맡기신 청지기의 역할을 저희가 기꺼이 다 했는지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느님께선 저희에게 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건만 혹시 저희가 그 능력을 오십만 쓰고 나머지 오십은 밭에 감춰두었다가 게으르고 사악한 종으로 낙인 찍힐 만한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육십 년이 어찌 한두 마디의 말로 정리될 수 있겠습니까? 저희의 돌이켜보는 일에 당신의 지혜의 눈을 더하여주옵소서. 성경에 이르신대로, 네 아비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이르리로다 하셨사오니 저희가 노-장-청 세대 간에 격의 없고 허물없는 대화를 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새 시대의 과제, 분가선교의 과제도 합심하여 아름답게 앞당기게 하옵소서.
하느님, 저희는 이 분가선교의 과제가 향린 60년을 결산하는 동시에 사실상 새 시대를 여는 도전적이고 혁명적이며 향린 역사에서 사실상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었던, 전혀 새로운 시도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새 과제를 감당할 새 능력도 저희에게 주옵소서. 저희는 부족하오나 당신께서 함께 하실 때에 능치 못할 일이 없을 줄 믿사오니 저희의 빈 심령에 함께 하옵소서.
하느님, 향린공동체를 구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때로는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는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에 가장 심한 악취와 오명을 갖다 붙였건만 아직도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선과 생명을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이 시대의 기독교는 생명의 위장간판을 내걸고 이기주의와 오만과 독선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파는 것은 오로지 반생명과 생명파괴의 마약일 뿐이나 마취에 의해 그 독성이 늦게 알려질 뿐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아직도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으로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향린이, 하느님, 불쌍하지 않습니까? 이 시대는 예수의 이름에 가장 큰 멸시와 모멸을 더하고 있을 뿐임에도 여전히 ‘청년 예수’의 기치를 미욱스럽게도 계속 들고 가려는 향린이 힘들어 보이지 않습니까? 저희는 아무 공로도, 능력도 없사오나 오직 힘주시는 이 당신의 능력 안에서 이 시대적 역할을 다할 수 있을 줄 아오니 이 ‘청년 예수’의 깃발을 계속 들고 가고자 하는 저희에게 당신이 선포하고자 하는 말씀을 하옵소서. 저희가 침묵 속에 듣겠습니다.
(침묵)
저희의 모든 간구를 모두어 청년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5.13~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