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하시는 하느님

145:1-5, 17-21; 1:15-2:9, 살후 2:1-5; 13-17; 20:27-38

 

여러분 잘 아시는 대로 1030일부터 118일 열흘간 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가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150개국 350개 교단 대표들이 참여한 기독교의 대 잔치였습니다. 외국인 참여자 2천명 한국인 참여자 6천명을 포함하여 약 8천명이 등록하여 민족과 인종 나라와 문화, 교리와 이념의 차이를 넘어서 일치와 상생을 노래한 축제의 자리였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열리려면 족히 2, 3백년 후에는 가능할 만큼 역사적 의의가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대륙별로 옮겨가며 열리는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지만, WCC 총회는 그 두 배인 8년마다 열리기 때문입니다. 평화열차와 총회 참석을 통하여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신 당회와 교우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자리에 가보지 못한 분들을 위하여 간략하나마 사진을 통해 이곳에서 진행된 여러 행사들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을 통한 WCC 총회와 국악예배 모습보기]

 

하루 일과를 보면 매일 아침 8시반 기도회로 시작하고 저녁 8시반에 기도회로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회원 교단들의 다양한 예배 형식과 기도 전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그룹 성경공부, 일치 평화 생명의 주제별 전체회의,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문제를 비롯한 21개의 에큐메니칼 좌담, 향린교회 국악예배 소개를 비롯한 세계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60여개의 워크숍과 각종 전시회가 하루 종일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보신대로 십자가 전시, 신앙서적, 쓰레기 활용예술, 핵발전소 반대, 정신대고발 등등 수십 개의 다양한 각 교회들의 활동을 보여주었고 여러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춤과 음악 공연 등이 있었습니다.

 

[선교와 일치]

 

30여 년 만에 새로운 선교정책 성명서가 채택되었는데, 이 성명서에서 "전도는 자기 비움의 겸손으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면서 다른 문화와 신앙을 대화하는 가운데 이뤄진다""전도는 하느님 통치의 가치와 모순되는 억압과 비인간화의 구조와 문화에 맞서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향린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에 참여하는 사회선교의 활동이 곧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전도의 행위와 같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어떤 사람들은 우리 교회는 전도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우리 교회만큼 전도를 적극적으로 하는 교회도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교인들은 약자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 벌금을 무릎 쓰고 전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회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레이마 보위 아프리카 평화재단 대표를 비롯해 조셉 마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로마가톨릭 쿠르트 코흐 추기경, 프랑스 떼제공동체 대표 알로이스 로제 신부,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 등 세계적 종교 지도자들도 많이 참석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종교 지도자들은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들의 생각을 바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총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하느님의 선물과 일치로의 부르심, 그리고 우리의 헌신이라는 제목으로 일치 성명서가 발표되었는데, 이 성명서 채택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포함할 것을 요청하는 여러 총대들의 발언이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정교회와 보수교회의 반대로 성소수자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통과되고 말았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러시아정교회 대회협력위원장 힐라리온 대주교가 동성결혼을 비판하며 비성경적인 세속주의에 맞서 세계교회가 답해야 한다고 말하자, 아프리카 감리교 소속 제니퍼 목사는 많은 사람이 성 전체성으로 고통을 받고, 부당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교회가 그들에게 돌을 던져서는 안 되며 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찬반 논란으로 회의장이 뜨거워지자 WCC 정책검토위원회는 찬반 논쟁을 멈춰달라고 요청하며 WCC 회의 원칙을 언급했습니다. 그건 이것입니다. ‘논쟁적인 이슈는 공동체와 합의의 정신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통의 아젠다를 다루는 안정한 공간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때 관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기초는 사랑과 상호 존중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장로선출로 인해 의견이 갈려 있는 우리 교회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입니다.

 

왜 교회에 일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매리 태너 전 WCC 유럽지역 공동 대표회장은 기독교인의 일치는 단순히 분열된 교파를 하나로 묶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 등을 넘어서 성찬의 교제와 예배, 공동의 섬김, 구원의 복음 증거라는 공동 사명을 이루는 데 있다. 이렇게 일치를 향해 나아갈 때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확실한 징표로서 세상이 하나님을 믿게 될 것이다. 교회가 먼저 일치를 이뤄낼 때 선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세계교회협의회 안에도 성소수자에 입장에 대한 차이뿐만 아니라, 성찬식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개회예배나 폐회예배시에 성찬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앞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한반도평화통일 성명서]

 

저로서 하나 보람된 일은 저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려 준비해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정책성명서가 우리의 여러 요구를 담아 채택된 일입니다. 긴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성명서는 에베소서 214절의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라는 말씀에 이어 이렇게 시작합니다.

 

[WCC 10차 총회의 총대인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전쟁에 의한 폭력과 분단 이후의 적대감으로 인해 남북한의 남성, 여성, 아동들이 겪는 고통의 증인들입니다. 분열, 전쟁, 고통은 충만한 생명을 바라는 하나님의 뜻과는 모순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교회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힘과 정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남북한 국민들을 재통일시키고 화해시킬, 영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의로운 평화를 추구할 것을 요청합니다.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세계에서 군사력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고, 안보 위협이 가장 심각한 곳입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이면서도 동시에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받은 네 개 국가들이 이 지역에서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신냉전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존재하는 미국의 강력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힘 때문에 새로운 긴장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른 세 국가인 중국, 일본, 러시아도 이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군사비 지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이 1953년의 정전협정을 대체할 포괄적인 평화협정을 향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고 이 지역의 국가들 사이에 정의롭고 평화로운 관계를 확보하며, 남한과 북조선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의 통일을 촉진시킬 적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거부하고 핵무기의 완전한 해체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여기에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희망과 동기가 놓여 있습니다.]

 

[정치적 현실과 한국교회의 수치]

 

최근 통진당 해산 헌법소위 청구를 요청한 정부는 그 이유 가운데 하나를 평화협정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입니까? 종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일은 이미 종전협정에 명시되어 있는 항목입니다. 3개월 안에 시작하도록 명시되어 있었지만, 30년이 두배인 60년이 되도록 시작도 못할 뿐더로 오히려 평화협정을 말하면 이는 종북주의자라는 매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평화와 화해를 거부하는 엄청난 죄악입니다. 지금 이 남한 땅은 죄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평화를 얘기하면 종북주의자가 되고 전쟁을 통해 북을 전멸시켜야 한다고 하는 악은 마치 선인 양 이것이 안보를 위한 절대 진리의 길인 양 말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비극 중의 비극입니다.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면 승자는 없습니다. 오직 패자만 있을 따름입니다.

 

평양은 물론이고 서울 시민 또한 엄청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 밀집되어 있고 고층빌딩에, 주유소에, 도시가스관으로 가득 차 있는 서울이 훨씬 피해가 클 것입니다. 무슨 미국에서 구입하는 한국형 MD 체제 미사일방어체제가 구세주인양 정부는 말하는데, 이는 순전히 국민을 호도하는 하나의 소설이자 허구일 따름입니다. 미사일은 물론이고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장사정 포탄 수만 발이 한꺼번에 날라올텐데, 무슨 수로 이를 다 막아낸다는 말입니까? 아마 청와대를 향해 오는 포탄들은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전쟁으로 치닫고자 하는 이 남한정부가 과연 백성의 생명을 생각하는 정부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권력만을 생각하는 정부인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안보 안보하지만 무엇을 위한 안보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을 이길 수 있다면 남쪽 인구 몇 백 만명 정도는 죽어도 좋다는 정부는 과거 일본제국주의나 히틀러의 정권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정권입니다. 지금 대통령이란 사람은 세일즈 외교를 한다고 틈만 나면 외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정작 필요한 국민과의 대화는 전연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최장기간 언론인터뷰를 안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국민과의 대화를 피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 한반도평화통일성명서가 발표된 다음 날 청와대로부터 경제봉쇄정책과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문구를 빼라는 강한 압력이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세계교회를 무얼로 보고 일개 정권이 문구를 빼라 넣어라 하는 것입니까? 지금 청와대는 60년대 박정희식 군사독재시대의 폭력적 지배 사고를 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감히 엄두도 내지 않았던 매우 무례한 요구입니다. 이는 WCC 책임자가 매우 불쾌해 하며 제게 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아니면 본래의 소신이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김삼환총회영접위원장이 감사 인사하겠다고 마이크를 잡더니 그만 한국교회는 박근혜의 정부를 적극 지지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정책을 지지한다는 말을 함으로 자신이 차려 놓은 밥상을 스스로 뒤집어엎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을 뿐더러 한국교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수치를 안기고 말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분명 심판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반도평화성명서가 발표된 이 자리에서 새롭게 직임을 맡은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명철 위원장의 편지도 공개되었는데, 강 위원장은 이번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데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북조선을 억압하는 조치에 대항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실 과거 아프리카와 남미 등 한반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린 WCC 총회에 3번이나 참석했던 북조선의 교회 대표가 같은 땅에서 열린 이번 부산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저로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화해통일위원장으로서 이번 일에 깊이 관여하여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원인이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북조선 때문이라고 추측하지만, 실은 조그련측은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여름에 저희들을 두 번씩이나 초청을 했던 것입니다. 처음 남한 정부는 이에 동의했었습니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말했으면 북쪽에서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처음 말과는 달리 남쪽 정부는 국제관례에 어긋난 모습을 보이고 남북교회의 만남을 방해하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였습니다. 이는 이전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입니다. 저는 후세 교회 역사가들의 공정한 기록을 위해 이번 총회에 북조선의 대표들이 참석하지 못한 가장 큰 책임은 박근혜정부에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슴 아픈 것은 WCC 총회가 개최된다는 내용이 발표되자말자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주의 교회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었고 총회 기간 내에 반대운동이 있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또 개인의 신앙과 양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남한 땅이니 얼마든지 반대하는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총회기간 내내 그곳을 드나드는 외국의 총대들을 향해 회개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행사장 주변에서 대형 스피커를 동원하고 심지어는 똥을 갖다 뿌리고, 폭탄테러 협박으로 소동을 일으키고 결국 폐회예배 시 축도 직전 한 괴한이 단상에 뛰어들어 마이크를 낚아채려는 난동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창피했고, 너무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30억원이라는 돈을 반대운동에 투자한 정신 나간 목사들의 행태에 아무런 성찰을 하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로봇처럼 행동하는 교인들이 너무 안타까웠고, 이렇게 예수 이름으로 자기와 다른 사람들은 악마로 보는 이런 흑백사고가 바로 남북분단에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경공부 시간에 한 분의 흑인목사가 나와 그날 아침에 있었던 얘기를 말하였습니다. 자기가 걸어가는데 한 여성이 자기를 향해 사탄이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온 흑인들은 이런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합니다. 밑에서부터 자신도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누르고 그에게 다가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고,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이야기를 했더니 이 여자 분이 주르륵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입니다. 그래 저도 처음에는 미움의 감정을 갖고 있다가 후에는 지나가면서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웃으며 얘기를 하였습니다.

 

지난 번 우리 교회에 왔던 나이지리아 장로교 목사는 한국교회에 장로교가 제일 크다는 얘기에 자기도 매우 자랑스럽다고 얘기를 하길래, 남한은 장로교라도 문공부에 등록된 장로교단만 200개가 넘는다고 했더니 너무 놀라더군요. 이렇게 갈기갈기 갈라진 교회는 남한이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저는 이번 총회를 통해 남한 교회가 많은 것을 자랑하기도 하였지만, 너무나 수치스러운 장면들을 보여주었기에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동시에 세계교회에 우리 교회와 사회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차라리 잘되었다는 마음도 한편 들었습니다.

 

[국악예배와 세계교회]

 

향린교회가 WCC 행사에서 치룬 국악예배 소개는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대로 한 교회가 워크샵을 진행한 경우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넓은 홀에 모인 200여명의 참석자들을 위해 잘 짜인 순서와 진행에 따라 한국교회와 향린교회를 소개하고 우리가 매번 드리는 국악예배를 순서에 따라 진행하였습니다. 후에 참석자들의 소감을 듣는 가운데, 음악사역을 한다는 독일 목사님은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고, 인도 목사님은 마치 자신이 하늘에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교회 찬송가 위원 한 사람은 이번 국악찬송가 중 하나를 자신들의 찬송가에 넣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이번 일로 향린교회가 세계 교회에 더욱 주목을 받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총회에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교회는 향린교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번 일을 가능하도록 한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조계연지휘자, 김현철 예향단장과 한동철집사 번역 작업에 참여한 남원미 추미양 이서영 통역으로 활동한 남원정 영상작업 이규성집사와 김균열집사 그리고 하루 직장 휴가를 내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 특히 김경호목사님을 비롯한 들꽃향린교회 교우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를 대신해서 이를 통괄하여 온 한문덕목사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음악인은 아니지만, 국악예배가 지금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하나의 길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국악예배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또 세계교회의 다양한 예배 음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외국의 다양한 예배 음악 전통들을 접하다 보면 국악예배의 지평이 더욱 열려지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고민해오긴 했지만, 일단 현재 테제노래를 중심으로 하는 수요기도회에 도입을 하고, 주일예배에도 한두곡씩 불러보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할 수 있다면 세계의 교회음악을 공부하고 노래하는 연주팀을 만들어 이를 본격화하고 싶습니다만, 이는 저 혼자만의 꿈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바라기는 이번 개회예배부터 마지막 예배까지 한국교회를 대표하여 장구주자로 참여하신 정진희님이 이 일에 적극 협력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글로발시대혹은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 회자된 지 어언 20년이 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고유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동시에 삼성 LG 현대의 물품들은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상징이 되었고, 사이를 비롯한 K-Pop 거기에 한류가 성행하여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비데오가 상영되는 저녁 시간대에는 심방을 오지 말아달라고 하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들려지고 시대입니다. 그런데 남한의 교회는 분단의 이념에 갇힌 채 정의와 평화 생명을 외쳐야 하는 복음은 점점 그 힘을 잃고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향린교회가 더욱 힘을 모아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민중들의 아픔에 동참하면서 이런 문제들이 단순히 그 한 개인이나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안고 있는 자본주의와 패권주의의 구조 안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깨닫고 이제는 세계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발맞춰 나아가는 신앙 운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바로 여기에 WCC 10차 부산 총회의 의의가 있으며 바로 이것이 오늘 루가복음 본문에서 말하는 하느님께서는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이라는 말씀이 뜻하는 바인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살아 있다는 말은 모두가 서로 소통하며 대화함으로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서로 사랑하고 연대한다는 말입니다. 43년 전 자신의 몸을 불사름으로 꺼져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의 빛을 드러냈듯이 오늘 우리 향린인들은 전태일동지를 비롯한 수많은 의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함으로 그들이 품었던 정의와 평화의 꿈을 우리 안에 되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우스아프리카의 마이클 랩습리 성공회 사제가 전한 폐회 예배에서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분은 Apartheid 흑인차별반대운동에 적극 활동하다가 소포 폭탄으로 두 손과 한쪽 눈을 잃어버린 백인입니다. 그는 엠마도 도상의 두 제자의 놀람과 의심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모순되는 감정을 갖는다거나 의심하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주님이시여 제가 믿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믿음 없음을 도우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제 친구가 네 말에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자 제가 그래 그게 어쨌다고 하고 답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에 대해 의심없이 믿음과 확신으로 일관하는 사람을 오히려 염려스런 사람으로 봅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나를 만져보아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팔이 없어 만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으로 만집니다.

 

흑인 어머니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그리고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어머니 그리고 정신대와 원주민과 성소주자의 어머님들을 언급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 들어 줄 마음만 있다면 우리들은 얼마든지 정의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음을 말했습니다. 자신의 개인의 고유한 개성보다 우리의 공통된 인간성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모인 이곳은 동양종교들이 탄생하여 내면의 영적 순례의 중요성을 가르친 아시아라는 대륙입니다. 우리는 꼭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세계 속의 모든 종교인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귀를 기우리고 배우겠다는 의지로 관용의 정신을 넘어 경외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요한이 말하듯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다른 양 무리들이 더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자주자주 제 자신에게 묻습니다. 왜 그날 폭발이 있었던 날 제가 죽지 않고 살아남게 되었느냐고 말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전쟁과 미움이 인간의 몸과 영혼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말하도록 그리고 죄악 미움 죽음보다 훨씬 강한 것은 정의 친절 정다움 연민 그리고 평화 생명 그리고 하느님임을 증언하도록 하기 위해 제가 다시 살아났음을. 생명의 하느님께서 우리들을 정의와 평화로 이끌어주시기를 빕니다.]

 

다함께 침묵으로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