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너희는 금식할 때에, 위선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띠지 말아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한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네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낯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금식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게 숨어서 계시는 네 아버지께서 보시게 하여라. 그리하면 남모르게 숨어서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9 "너희는 자기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다가 쌓아 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이 먹고 녹이 슬어서 망가지며,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서 훔쳐간다.

20 그러므로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거기에는 좀이 먹고 녹이 슬어서 망가지는 일이 없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서 훔쳐 가지도 못한다.

21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을 것이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네 온 몸이 밝을 것이요,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네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 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둠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

[16~18]

우선 금식은 신·구약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신앙적 전통입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죄(주로 하느님을 버리고 우상에로 향함) 로 인하여 이스라엘 민족이 하느님의 벌을 받게 되면(범죄, 질병, 내란, 외침) 이스라엘의 크고 작은 공동체들은 금식을 하고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쓰며 회개를 하였다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또 신약에서는 예수 자신이 금식을 하셨고, 또 자신을 신랑에 비유하여 "혼인 잔치의 손님들이 신랑이 자기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 있느냐?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이니, 그 때에는 그들이 금식할 것이다.“ [9:15] 라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보면 금식을 신앙적 실천으로서 오늘날도 눈여겨 주목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는 이렇게 중요한 신앙적 실천도 사람에게 자기의 경건성을 과시하기 위하여 실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금식도 전적으로 하느님을 향하여서만 하라는 명령입니다.

 

[19~21]

또 예수는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는 명령을 합니다. 여기서 보물은 문자 그대로의 보물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 열정, 헌신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것을 하늘에 쌓아두라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땅과 하늘이 날카롭게 구분되고 있습니다. 역시 마음의 중심을 전적으로 하느님께 두어야 한다는 말씀이겠습니다.

 

[22~23]

그리고 예수는 눈과 몸의 비유를 말합니다. 여기서 눈은 빛입니다. 눈이 의미하는 것은 관점일 수 있습니다. 또는 역시 마음입니다. 우리의 관점이 혹은 마음의 욕망이 하느님을 향하여 균형잡혀 있지 않다면 세상을 거꾸로 볼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마 16~24 절이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중점은 인간의 마음의 중심혹은 마음의 에너지의 중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이 전적으로 하느님께 가 있도록 깨어 기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24]

그래서 24절을 이 부분의 결론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이것이 예수의 인간론이자 윤리학이자 심리학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명령인 것 같습니다만, 성서에 쉬운 요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확고히하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나눔에서 한 교우님께서 과연 이렇게 해서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은 역설적인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 목표 자체를 낮게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또 다음에 이어질 말씀 중에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6:32~33] 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도한 것은 얻은 줄로 믿어라라는 말씀도 힘을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