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반대 집회, 기독교 먹칠하는 일"
향린교회 거리시위, 기독교 자성 촉구…"권력, 부자들에 붙는 교회 반성해야"
2008년 06월 08일 (일) 19:11:52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 향린교회 교인들이 8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광우병 쇠고기, 한미 FTA를 반대하며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최훈길 기자  
 
일부 기독교 보수 단체들이 촛불 집회를 맹비난하며 촛불 반대 집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기독교 내부의 자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보수 단체들을 향해 촛불 집회의 순수성을 왜곡하지 말고 이명박 장로에게 기독교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향린교회 교인들은 8일 오후 서울 시청 광장에 모여 광우병 쇠고기, 물 사유화, 의료 민영화, 한미 FTA 등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열고 거리시위를 했다. 향린교회는 활발한 사회 참여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 민주적인 교회 운영 방식을 통해 진보적 목소리를 그동안 알려왔다. 

기도회를 연 것은 최근 촛불 집회에 대한 보수 기독교의 비난과 촛불 반대 집회가 주요한 작용을 했다. 최근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마귀', '빨갱이'를 촛불시위의 배후라고 설교한 바 있다. 또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6월10일, 13일께 촛불 반대 집회에 합류하기로 알려졌다.  

   
  ▲ 향린교회 교인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 문고 앞 도로에 앉아 "명박 지옥, 탄핵 천국"을 연호하고 있다. ⓒ최훈길  
 
향린 교회 교인 강은성(45)씨는 "위기 의식을 느낀 것은 6월10일 보수 기독교단체에서 촛불 반대 집회를 열기로 한 것"이라며 "가두로 나온 것은 (교회가)촛불 집회에 대한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명박 장로는 회개하라"고 외치며 반성을 촉구했다. 조현정 목사는 "이 땅의 모든 것은 권력을 가진 자의 평화지만 예수의 길은 이 땅의 민중과 함께 하는 평화"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된 복음의 소리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유진수(39·서울 구로동)씨도 "신자유주의 양극화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인가. 하나님 말씀에는 반공도 좌파도 있을 수 없다"며 "진실은 하나님의 말씀이지 이명박 정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두시위 중 "명박 지옥, 탄핵 천국"을 연호하기도 하고 '교회도 뿔났다', '명박을 주님께 봉헌합니다'라고 쓰인 피켓도 선보였다. 

이날 가두시위에 참여한 교인들은 한국 기독교의 자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태환 장로는 촛불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를 겨냥해 "안타까운 일이다. 교회를 먹칠하는 일 아닌가"라며 '개독교'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탄식했다. 

   
  ▲ 전경 차량에 붙은 "명박을 주님께 봉헌합니다"라고 씌인 피켓이 눈에 띈다. ⓒ최훈길  
 
이 장로는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고 사회를 등한시 하는 교인들이 많은데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예수의 삶 자체가 갈릴리 민중을 위해서 오신 것이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복을 주는 교회가 아니라 민중을 위로하고 낮은 곳에 있는 교회"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독교의 문제가 전체 기독교들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사흘동안  노숙하며 농성을 한 김정영(47·서울 돈암동)씨는 "서울 시청 광장에 천막을 친 반기독교연대와 농성도 같이 했다"며 "기독교 일반 시민에게 우리 개신교가 이명박을 지지 하지 않고 사회 정의를 위해서 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은성씨도 "교회가 권력, 부자들에게 붙는 것은 반성해야 한다"며 "기독교의 본질이 잘못 알려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초입력 : 2008-06-08 19:11:52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