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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향린교회(조헌정 목사)는 2010년 전북 완주 들녘교회(이세우 목사)에 태양광 집전장치를 세웠다. 환경·생태 운동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온 이 교회는 2008년 을지로2가 본 교회 건물에 태양광 발전기를 세우려 했다. 하지만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 한복판이어서 충분한 태양광을 얻기 힘들었다.


향린교회 생명환경위원회 위원들은 고심 끝에 20여년 전부터 교류해 온 들녘교회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탁 트인 김제평야에 자리잡은 들녘교회는 햇빛이 풍성해 집광판 설치에 최적지였다.


사업계획과 부지는 확정했지만 태양광 발전에 대한 지식이 너무 얕았다. 교인들은 외부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는 대신 직접 공부를 시작했다. 이 교회 농촌환경평화나눔공동체 대표 이상춘(57) 장로는 5일 “제대로 된 발전기를 세우기 위해 무작정 전문가들을 찾아다녔다”고 회상했다.


이 장로를 비롯한 위원회 소속 교인들은 태양광 발전 보급단체의 대표를 만나 관련 공부를 하고, 배운 것을 다른 교인들에게 가르쳤다.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와 이산화탄소 감축량 계측장비 등을 견학하기 위해 서울 남영동과 충남 홍성 등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 장로는 “처음엔 다소 막연했는데 실제 운용되는 장비들을 보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자 모금을 시작했다. 태양광 발전기 설치로 환경을 보호하고, 수익금을 선교비와 농촌 교회 및 지역을 위해 쓰자는 제안에 78가구가 참여했다. 대당 1800여만원이 소요되는 사업이었지만 이를 넘어 2400만원의 출자금을 모았다. 2010년 1월 1호 발전기를 들녘교회 옥상에 세웠다. 남은 출자금 600만원에 정부 지원금을 합해 2011년 7월 사택 옥상에 2호 발전기를 세웠다. ‘향린태양광발전소’(향린발전소)는 그렇게 제 모습을 갖추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향린발전소는 순항 중이다. 2대의 발전기는 월 600㎾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성된 무공해 에너지는 나무 400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것과 비슷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교회는 2호기가 생산하는 전기는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1호기가 생산하는 월 330㎾를 한국전력에 판매해 월 19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고 있다.


여기서 상생의 새로운 고리가 만들어졌다. 향린발전소에 출자한 교인들은 전기판매수익금의 30%를 북한어린이돕기와 농촌교회지원 등 구제·선교를 위해 사용키로 결정했다. 수익금의 70%는 출자한 교인들에게 돌아가지만 현금이 아닌 쌀과 참기름 등 들녘마을에서 생산한 유기농 농산품으로 받기로 했다. 도시교회와 시골교회, 지구와 농촌이 모두 상생하는 ‘윈윈 게임’이다.


향린교회 정수미(37·여) 집사는 “환경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출자에 동참했는데, 덤으로 유기농 농산물을 선물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출자 교인들 가운데는 ‘작은 행복’을 다른 교우들과 나누기 위해 배당받은 쌀을 교회에 내놓는 이들도 있다.


들녘교회 이세우(53) 목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는 데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고 감사하다”며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농촌지역까지 섬겨 주어서 농촌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정말 든든하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