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1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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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향린교회(조헌정 목사)가 설립 60주년을 맞아 세 번째로 교회를 분립한다. 향린교회는 교인이 일정한 수에 이르면 교회를 분립해 선교하는 ‘분가선교론’을 지켜오고 있다.

향린교회는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개보수 중인 서울 성산동 ‘열려라 인권센터’에 섬돌향린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새 교회는 지역 내 인권센터와 손을 잡고 지역주민을 섬기는 일과 인권센터의 사업을 함께할 예정이다. 예배처도 인권센터와 공유키로 했다. 사역의 목표도 ‘건강한 도심 속 신앙·생활공동체’로 정했다.

담임인 임보라 목사는 “양적 성장이 아닌 영적 깊이를 가진 작지만 성숙한 공동체로 자라나고 싶다”며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 교회가 갖고 있는 공공성을 사회에서 발현하고 생명과 평화, 그리고 인권 등의 살림 과제들을 일상에서부터 실천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향린교회의 교회 분립은 교회개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검토할 만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교회 개척은 목회자 본인이나 교인에게 부담스러운 일이 된 지 오래다. 개척 과정에서 교회 안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주요 교단의 재정보고 등을 보면 한국교회 목회자의 약 80%는 면세점 이하의 사례비로 생활하고 있다. 모교회가 개척자금을 지원해도 자립은 쉽지 않다.

향린교회는 그러나 ‘분가선교론’에 따라 목회자와 교인을 함께 파송하는 방식으로 강남향린교회(이병일 목사)와 들꽃향린교회(김경호 목사)를 성공적으로 개척했다. 첫 ‘분가’(분립)는 설립 40주년인 1993년 개척한 서울 송파동 강남향린교회였다. 향린교회는 강남향린교회에 김경호 목사를 파송하며 예배처 마련과 함께 5년간 목회자 생활비를 제공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교인들에게는 강남향린교회로 출석하도록 권유했다. 강남향린교회는 1999년 화훼마을 화재로 어려움을 당한 400여 주민의 복구 작업을 주도하고, 빈민가정 자녀를 위한 방과후학교 ‘꿈나무학교’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 소외계층을 품는 사역을 펼치며 3년 만에 자립했다.

설립 51주년을 맞아 이뤄진 두 번째 분가는 강남향린교회가 주도했다. 강남향린교회는 보다 과감한 방식을 택했다. 성도의 25%와 함께 담임목사가 직접 개척에 나섰다.

서울 천호동의 한 상가 건물에 자리 잡은 들꽃향린교회는 현재 80여명의 성도가 출석하며 작지만 행복한 신앙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조헌정 목사는 “향린교회는 교회분립을 통한 개척으로 이 땅에 건강한 교회공동체가 세워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