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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 분단과 평화

해방은 통일로써만

# 우리 민족의 참 해방이란 외세의 통치 세력에서 벗어나 자주적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외세의 잔재를 완전히 소탕하는 일, 자율권을 완전 확보하는 일, 자주적 자기 건설을 위한 실력을 확보하는 일 등의 과제가 있다. 이 세가지는 분리될 수 없이 서로 맞물린 것으로 이것은 민족단결로써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 日帝의 침략/지배는 단절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우리 민족은 정치, 경제 어느 분야에서도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 우리는 제 힘으로 해방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 통일을 이루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었을 뿐 아니라, 지역간에도 분열이 심하고, 계급적 분열 현상이 날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지배 급=반통일 세력들은 ‘분열과 지배’의 원칙을 가지고 국민을 서로 적대시하게 하여 어부지리를 거둬들였다. 그리스도교인도 아무런 반성 없이 그 그물에 걸려 세뇌를 당해왔다. 입으로만 원수사랑을 설교하고 공산권에 있는 형제들에 대한 증오를 극도로 고조하면서도 아무런 모순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마비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 통일은 화해가 앞서야 한다. 화해는 설교의 제목이 아니라 희생의 제물을 바치는 제사적 행위로써만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자기 권리와 기득권을 대전제로 한 화해 행위는 있을 수 없다. 화해는 내가 일방적인 희생을 함으로 어쩌면 상대방에게 무방비 상태로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각오하고 감행하는 행위이다. 정말 우리에게 통일의 의지가 있다면, 하루속히 외인 부대를 돌려보내고, 그와 더불어 가공할 살인무기들을 철수시키고, 일방적으로라도 군축을 단행하는 것으로 평화의지에 대한 실증을 보여야 할 것이다.

# 그리스도교는 1995년을 禧年으로 선포했다. 희년정신을 오늘의 우리에게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인간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자본주의 체제나 권력을 독점물로 영구화하려는 세습 권력 체제 따위의 구성 의도를 분쇄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그 장본인들이 결코 할 수 없는 것이다. 통일의 주체는 오직 ‘民’ 스스로의 힘으로써만 가능하다.



한국전쟁과 평화

# 분단시대의 성격  독재정권의 존재 근거 마련. 반공주의/안보논리/흑백논리 등 이데올로기의 강요. 우리 민족정체성 인식을 불가능하게 만듦. 자기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진단하여 개혁할 수 있는 길이 크게 제한. 민족의 실체인 노동자, 농민의 권익이 짓밟히고 정의로운 질서 수립을 못함.

# 우리 민족의 평화의 문제에 접근하는 길은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할 때만 가능하다. 정부가 안보논리를 등에 업고 강권적 탄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려 하면 할 수록 저항층은 폭력 외에 아무런 통로가 없다고 생각하며,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돌아갈 뿐이다.

# 우리 안에 내재한 정치, 경제, 문화 등 영역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은 그 이유를 우리 민족과 사회 자체 안에서만 찾을 수 없고, 국제적 관계에서 얽히고 설킨 것이기 때문에 결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우리 민족의 자주권=자율권을 확립하는 일이다. 강대국에 예속되어 자주권을 침범당하고 그러한 조건에서 노동자, 농만들의 희생의 제물로 삼아 GNP의 지표를 높이려는 것도 결국 종속관계만 심화시킬 뿐이다.

# 갈등을 해결하는 신학적 근거는 하나님 신앙이다. 하나님을 사회학적 개념으로 바꾼다면 ‘公’이 될 것이다. 실낙원의 역사는 국경을 긋고, 사유지로 경계선을 긋고, 권력체계를 만들고 인간 위에 군림하며, 公으로서의 物을 독점화하는 과정이었다.

# 하나님나라는 하나님의 주권만이 지배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 도래 선포는 권력을 사유화한 모든 집단에 대한 거부이며, 선전포고와도 같은 것이다.

# 궁극적인 평화로서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갈등의 해소를 대전제로 한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 가난한 자와 눌린 자들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했다.

# 하나님 나라의 현실은 나누는 삶이다. 강제나 폭력으로 뺏는 것에 의해 평화에 이를 수 없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나누기=사유화된 公을 되돌리는 운동. 갈등을 초래한 자들=公을 사유화한 자들이 자진해서 되돌려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도록 구조적인 사회 변혁이 필요하다.



6/25 전쟁은 언제 끝나나!

# 이 40년 전쟁은 민족 통일로써만 끝난다. 전쟁은 무조건적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능력이 있는지, 통일이 가능한지에 대한 논의는 없어져야 한다. 통일을 향한 民의 의지에 복종하는 것이 우선이다. 분단은 지배세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이 나라의 주인인 民이 선택한 것이 아니다. 분단체제에 기반을 둔 남북한 정부는 통일을 이룩할 주체일 수 없다. 이에 반해 民은 통일을 해야 살 수 있다.

# 民은 40년간의 전쟁 가운데서 당한 고난을 통해 축적한 저력을 갖고 있다. 에베소서 2장 13~16절을 통해 고난의 절정을 상징하는 ‘피’, ‘십자가’가 분단, 모순, 원수 관계를 해소하는 절대적인 위력을 가졌다는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역사를 통해 오늘의 고난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할 때에만 그리스도 사건은 살아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파악된다. 세계사의 모순이 폭발하는 전초선에 서서 당한 우리 민족의 수난이 민족 통일을 가져오는 추진력이 될 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의 길을 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