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24일

많은 분들이 나의 생일을 축하하여 주심 감사합니다.

오늘 일어난 모든 과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

어제 열명이 함께 한 숙소에 머물렀다. 난 9번째 도착하여 8인방이 다 차서 4인방에 배정을 받았다. 오는 순서대로 베드를 배정받는다. 겨울 숙소는 난방을 하니 대체로 작다. 그런데 20대 후반의 스페인 여성이 내 뒤에 와서 둘이 한방을 쓰게 되었다. 그는 오늘 처음 걸었단다. 영어가 짧긴 하였지만 젊은 여자가(내 딸보다 어리다) 외간 남자랑 한방에서 처음 자게 되었으니 마음이 어땠을까?

나는 외국 여행 중 주로 호스텔을 이용하기에 6인 침대 10인 침대실에서는 여자랑 방을 같이 쓰는 경우가 흔하다.

이 여자가 아침 일찍 나갔다. 30분후 내가 나가는데 이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기는 이 순례길이 처음이라 겁이 난다고 하면서 나랑 같이 걷겠다고 한다. 아마도 부모님이 동양 할아버지랑 동행하라고 한 모양이다. 그러나 말도 안통하고 난 자주 자연 화장실을 가야 하고 가끔 쉬면서 노래도 하는데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가 자연히 아르헨티나 친구 (내 아들과 동갑내기. 15일을 같이 지내다 보니 친구 사이)와 말동무가 되었다.

가다가 이 아르헨티나 친구가 어젯밤 새롭게 동숙한 한국 친구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하면서 본래 25 Km 지점에 숙소를 정했는데 한 마을을 더 가자고 한다. 가는 도중 숙소가 열렸는지 확인해서 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연락이 없어 난 거기까지 한시간 반을 더 걸어갔다. 그런데 가서 보니 닫혀 있다. 33km를 8시간을 거의 쉼없이 걸어 왔으니 많이 왔다. 그 친구는 전 마을에서 멈춰 나를 기다렸는데 길이 엇갈려 나 혼자 여기까지 온 것이다.

다음 숙소를 확인하니 11km를 더 가야 한다. 난감하지만 도리가 없다. 걸음을 빨리 하여 걷다 보니 3일 전에 헤어진 이태리 친구가 앞에 가고 있다. 같이 걷다가 내가 앞서 갔다. 1500미터 산 중에 다행인건 산길이 아닌 예전 차길이다. 걷기에는 편하지만 6시반 해는 이미 졌다. 생일은커녕 잘못하다간 노숙이다.

호텔이 하나 나타났는데 50유로 내기는 너무 아깝다. 망설이다 그냥 지나쳤다. 아침에 올린 순례자의 덕목 첫 계명이 인내였기에...

그래서 지금까지 중 가장 긴 45 km. 10시간반을 걸어 도착한 숙소가 너무 생각밖이다. 너무 멋있다. 나이든 독일인 부부가 조그만 집을 사서 2층에 침대 5개를 놓았다. 내가 새해 들어 첫 손님이란다. 조금 있다 알렉산드르가 왔다. 그런데 이 친구가 어떻게 알았는지 오다가 샴페인과 생일케이크를 사왔다. 정말 뜻밖이다. 그래 식사 후 주인 부부와 이 친구가 생일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렇게 편한 알베르게도 처음이고 더구나 스페인에서 생일케이크까지.... 이건 정말 하늘이 준비해주신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모두에게 축복을...

감자는 길에 떨어져 있는걸 하늘에서 주시는 생일 축하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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