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에 대한 안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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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희생자를 위한 거리 추모기도회 (2009년 1월 10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
언론뉴스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인한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이 시작되었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800명을 넘고 부상자도 3천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공격이 아닌 민간인 학살에 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공격해서 40명이 숨지고 심지어는 3시간의 휴전을 선포한 시간에 들어간 유엔 구호차량을 향해 이스라엘의 탱크가 발포를 해서 사망자가 생겼습니다.
제이툰의 한 집에서 주민 약 110명을 몰아넣고 24시간 뒤 반복적으로 포격을 가해 30명가량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이 110명 중 절반이 어린이였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병원 후송차량이 도착하기 전까지 2Km를 걸어야 했고 5개월된 영아를 포함한 3명의 어린이들은 병원에 도착하자마 숨졌습니다.
어제 폭격 현장에 들어간 국제적십자사 요원들은 여러 참혹한 장면에 소름이 끼쳤다고 뉴욕타임즈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제이툰 마을에서는 죽은 어머니 곁에 4명의 어린 자녀들이 며칠 동안 먹지 못해 거의 죽음 직전에 있었고, 그 옆집에서는 무려 12구의 시체가 널려 있었고 불과 80미터 떨어진 고에 이스라엘 군이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국제적십자자사는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이스라엘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민간인 학살과 죽음 직전에 있는 사람들의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비겁한 행위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의 로켓 발사에 대한 보복이라고 하지만, 이는 하마스는 가자지역에 대한 경제 봉쇄를 풀면 자신들도 무력 위협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이는 평화의 사절로 일했던 전 카터 미국대통령이 하는 말입니다. 이는 분명히 고양이와 쥐의 싸움입니다.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갖고 있는 강자와 한 줌의 세력 밖에 되지 않은 약자와의 싸움입니다.
오늘의 이스라엘은 성서에 나오는 그 이스라엘이 아닙니다. 성서 속에 나오는 이스라엘은 본래 애굽의 노예 출신인 약자 히브리인들이 모여서 세운 나라였습니다. 이 나라는 본래 왕이 없이 시작했습니다. 모든 족속들이 하나의 평등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오직 보이지 않는 야훼 하느님만이 유일하신 왕이었습니다. 이것이 본래 성서가 말하는 이스라엘입니다. 후에 사무엘 선지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왕을 세우고 한때 나라가 부강해지기도 했지만, 결국 나라가 반으로 쪼개지고 서로 다투다가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때의 나라는 사실 우리가 성서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선민으로서의 이스라엘은 아닙니다. 이후 그들은 이천년 동안 나라 없이 세계를 떠돌아다니다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성서를 근거로 팔레스타인 땅이 자기 땅이라며 영국 미국 등의 강대국의 힘을 빌려 나라를 세운 것입니다. 그 후 세계 최강 미국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고 지금까지 폭력적인 지배를 하여 왔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독립 시에 팔레스타인에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지만, 이천년을 살아온 그들로서는 너무나 억울한 일인지라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마치 출애굽기에 나오는 애굽과 같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봉쇄하고 억압하고 굶어죽도록 몰아가고 있습니다. 성서 속에 나오는 이스라엘은 이제 오늘의 국가 이스라엘이 아니고 오히려 이스라엘 군대로부터 봉쇄를 당하고 압제를 겪는 가자지역을 비롯한 팔레스타인들이 오늘의 이스라엘 곧 하느님께서 사랑하고 선택하신 민족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들이 비록 알라신을 믿는 모슬림인들이라 하더라고 성서에서 하느님이 사랑하는 사람은 사회정치군사적으로 억압받는 노예계층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모슬림 또한 아브라함과 모세를 예언자로 받드는 같은 신앙인들입니다.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께서는 당시 유대인으로 가장 존경받고 학식있는 니고데모와 함께 대화하고 그를 숨은 제자로 삼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예수는 당시의 국가보안법인 율법이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사마리아땅을 들어가시고 만나지 말라는 여인과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이 여인 또한 예수를 전파하는 숨은 제자였습니다. 당시 유대와 사마리아는 형제였지만, 원수지간이었습니다. 서로 왕래하는 것은 법을 어기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합니다. 원수시여기는 담을 허물고 하나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여러 개의 복을 말씀하셨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복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복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다른 복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려면 무슨 일을 하여야 합니까? 그건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들에게 주시는 복이었습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화는 우선 전쟁의 폭력 앞에 맞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살해의 위협이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 일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했습니다. 예수가 그러했고 간디가 그러했고 말틴 루터 킹 목사가 그러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처형을 당한 후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오셔서 처음 전하신 말은 ‘평화가 있으라’ 였습니다. 이 평화는 단순한 마음의 평화가 아닙니다. 로마의 압제 하에 있었던 당시 예수의 제자들에게 있어서 평화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마음 놓고 얘기하고 믿음을 고백할 수 있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말하는 것이지 단지 한 인간의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화는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를 말합니다.
저는 제 말씀의 마지막을 미국 흑인 해방운동의 주역을 맡았다가 미국의 관료조직에 의해 암살당한 말틴 루터 주니어 킹목사가 1963년 워싱톤광장에서 모인 백만의 사람들 아니 전 세계를 향해 외친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연설의 끝부분을 인용하여 외치고자 합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가자의 붉은 언덕에서 이스라엘의 후손들과 팔레스타인의 후손들이 서로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식탁에 나란히 앉게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탱크의 포탄과 기관총으로 파괴되고 부서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나 제이툰 마을이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혹은 저들이 믿는 신의 이름으로 평가받지 않고 저들이 가진 인격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미국의 전쟁주의자들과 이스라엘의 총리가 하마스의 박격포 위협을 근거로 팔레스틴 인구의 전멸을 꾀하지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인들이 마치 한 형제처럼, 북한과 남한사람들이 마치 한 자매처럼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는 그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골짜기 마다 돋우어지고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되는 것이요,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게 될 날이 있을 것이라는 꿈입니다. `
이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나라 안팎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형제애의 교향곡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함께 행동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투쟁하고 함께 감옥에 가고 함께 자유를 위해서 싸울 수 있습니다.
내 꿈이 실현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헬몬산의 저 산 꼭대기에는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가자의 저 부서진 도시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텔아비브의 도시 한 복판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바그다드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아프카니스탄 카불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저 38 철책선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이 청계천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나의 조국 아름다운 자유의 땅, 저 북녘 백두에서 저 남녁 한라에 이르기까지 평화의 노래가 울리게 합시다.
그렇게 된다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인, 아랍인과 유럽인이, 북한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이, 모슬림과 유태교인들이 불교도와 기독교도들이 서로 손에 손을 잡고 마침내 승리의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날까지 우리의 행진을 멈추지 맙시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평화의 촛불을 계속해서 키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