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를 읽었습니다.
산사의 중(僧)은 우물에 비친 맑은 달빛이 탐이 나,

한 항아리 가득 달빛을 담아 절(寺)에 들입니다.
이네, 물이 기울고 달빛은 사라집니다.

무엇을 소유한다는 것이 무망(無望)함을 깨닫습니다.

저는 일상에서 이 짓을 무한히도 반복합니다.)

하느님! 지난 것들의 회한, 다가올 날에 대한 불안, 나를 감싸 도는 욕심과 번민,

모두 거두어내고 당신께 집중합니다.

주님은 제게 참으로 많은 것을 거저 주십니다.

늦은 밤, 몰래 훔쳐 본 작은 아이의 일기 때문에 미소 짓게 하시고,  이른 아침,

짧아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으며 거울 앞에 앉은 아내의 모습으로 평안케 하십니다.

향우실에서 차 한 잔 권하는 교우님의 눈빛으로 즐겁고,

차가운 날씨의 거리기도회에서 맞잡은 동지의 손으로 전해지는 따스함에 새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분가교회를 위하여 씨앗으로, 물방울로 기도하는 교회되게 하십니다.

모든 감사의 제목들로 가장 귀한 주님께 예물 드립니다.

드려지는 것으로 하느님 나라의 길, 한 뼘쯤 더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옆으로 들꽃 한 송이 자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한 주간의 삶이 몸으로 드리는 산제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과 이 역사 안에, 새 하늘 새 땅을 계획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