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상 위에서 목사에 의해서 전해지는 말은 기본적으로 권위와 파급력을 가집니다.

그런데 때로는 목사들의 설교에서 자신의 권위와 권리를 이용하여 타인을 비하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여성비하, 청년비하, 특정 직업군 비하, 사회적 지위에 따른 비하 등등이 있겠지요.

그런 설교를 보고 있으면 그런 소리를 하는 목사도 문제지만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만 있는 교인들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지난 주 하늘 뜻 펴기에서 조헌정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향린오디오 25일자 하늘 뜻 펴기 시작 후 5)

http://www.hyanglin.org/bbs/286253

제가 미국에서 신학대학 시절에 미디어 센터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우리 김형석 교우님이 하는 저런(손가락으로 김형석을 가리키며) 알바를 제가 했는데요, 한번은 부활절 전날인데 이디오피아 정교회에서 저희학교 채플실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뭐 제가 하는 일이라곤 마이크 설치하고 음향을 조절하는 일이니까 저렇게(손가락으로 김형석을 가리키며) 그냥 앉아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돈 받는 겁니다. 우리 김형석 교우님은 돈 안 받지만 저는 그때 돈 받았어요

 

농담은 서로 웃을 수 있을 때에만 농담이 됩니다.

함께 웃지 못 할 농담은 농담이 아니지요.

여성 빤스 운운하던 목사도 그저 농담이었고 거기에 웃던 교인들도 그저 농담에 웃는 것이었겠지요.

그러나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엄연한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이지요.

게다가 그것이 설교라는 것으로 선포된다는 것은 그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앞으로 여성빤스 운운해도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것은 또한 목사라는 권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일반 교우가 하는 말과는 다른 무게를 가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지난주의 조 목사님 설교는 그 설교를 듣는 사람에게 '음향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일'로 인식하라는, 인식해도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또한 예배음향스텝은 올해부터 사례비를 받고 있습니다.

강대상 위에서의 발언에는 그것이 사실이던 거짓이던 비하건 모욕이건 조목사님이 원하건 원치 않건 목사의 권위가 부여 됩니다.

 

특정인이나 계층을 비하하는 일방적인 농담은 그 안에 차별이 담겨 있습니다.

무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잘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 안다고 자신있게 착각하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에 대해서 또는 그의 직업에 대한 무시와 차별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차별 발언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는게 아니라 그저 상대가 별거 아니고 하는 일이 별일 아니라 생각하는 것 이지요.

그래서 차별인지 비하인지도 모르고 자신있게 비하와 차별을 합니다.

지난주 분가선교 행사 때 부른 '씨앗의 노래' 반주도 제가 편곡하고 DAW작업으로 만든 겁니다.

예배 후 누군가 그러더군요. '당신 편곡은 단순 노가다' 라고.

무지해서 한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상대가 속한 직업군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무시와 차별이 깔려 있습니다.

 

제 직업은 편곡자입니다. 주로 MIDI, DAW 를 이용한 편곡을 합니다.

DAW 를 이용한 편곡이라는 것은 기본적인 작곡, 편곡부터 시작해서 연주, 녹음, 믹싱 까지 거의 최종 결과물까지 컴퓨터를 사용해서 완성하는 작업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하면 컴퓨터가 다 해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컴퓨터에 한글 워드 설치했다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소설이나 시를 써주는 것이 아니듯 DAW에서도 컴퓨터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직업적인 음향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편곡, DAW 작업을 잘 해내기 위해서 음향 엔지니어링를 따로 배우기도 했고 녹음실에서 수개월간 숙식을 하며 배우기도 했으며 DAW로 모든 작업환경이 바뀐 후에도 계속해서 변하는 툴과 플러그인들을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제가 편곡과 MIDI, DAW 작업을 하기 위해 투자한 20여년의 시간을 구차하게 다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설명한다고 이해되지도 않을 것 같구요.

그러나 일단, 제가 해온 20여년간의 시간과 노력이 조 목사님의 수십년전에 한 알바와 비교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쾌한 일이고 어이없는 일입니다.

 

동전 넣고 치는 야구공 몇 번 쳤다고 야구선수들의 훈련과 플레이를 안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공사장에서 벽돌 몇장 날라봤다고 건물 디자인에 대해서 알 수도 없는 것이고 인테리어를 알 수도 없는 겁니다.

음향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조 목사님의 그 아르바이트 경험은 동전 넣고 야구공을 치신거고 공사장에서 벽돌 나른 수준입니다.

조 목사님은 그저 마이크나 설치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돈까지 받았으니 이 일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물론 공사장에서 벽돌 나르면 돈은 줍니다.)

하기사 CD를 테이프에 녹음해본 경험을 가지고 "나도 녹음 좀 해봐서 아는데" 라는 사람도 실제로 보긴 봤습니다.

조 목사님의 발언은 그것의 원인이 무지와 착각에 있다 하더라도 비하입니다.

 

향린교회에서 음향을 맡은지 6년정도 되었습니다.

향린교회의 음향을 맡고 일을 하면서 조 목사님으로부터 '나도 해봐서 안다'는 얘기는 이번만이 아니고 자주 들었습니다.

몇 년 전 조 목사님께서 사용하기 난감하고 안좋은 마이크를 본인이 직접 구입해 오셨을 때 제가 말씀드렸지요.

앞으로 교회에서 사용하는 음향기기를 구입할 때는 저와 상의를 해달라고요.

그때도 역시 알바 경험을 내세우며 말씀하셨지요. '나도 해봐서 안다'.

그리고 몇 개월 전 조 목사님은 또 다시 상의 없이 무선 마이크를 사오셨지요.

조 목사님께 묻습니다.

그 마이크의 어떤 점을 보고 구입하셨습니까?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특성이 있기에 구입하셨습니까?

지금 교회에서 필요한 마이크는 어떤 마이크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사용하기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그렇게 다 잘 알고 계시다면 이 정도는 알고 구입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마이크는 저라면 거져 줘도 안 쓸 마이크입니다만.

무선 마이크는 기본적으로 혼선에 대해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서 각 마이크마다 채널을 다르게 설정해줘서 혼선을 피하게 합니다.

조 목사님이 사오신 무선마이크 세트는 일단 음질의 퀄리티는 둘째 치고라도 채널을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무선마이크와 동시에 사용할 때에 채널 혼선이 일어나고 모든 무선 마이크들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끊기게 됩니다. 결국 다른 무선 마이크와는 동시에 사용 못하고 이 마이크만 써야 합니다. 이 정도는 무선 마이크를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 중 기본중에도 기본입니다. 그리고 지금 교회에서 필요한 무선 마이크는 이런 듣도 보도 못한 퀄리티 낮은 제품이 아니라 보컬 용도로도 쓸만할 정도의 퀄리티와 안정성이 보장되는 제품이여야 합니다.

 

아무리 담임목사님이라 할지라도 담당 부서나 담당자에게 상의도 없이 교회에서 쓰는 음향장비를 구입하신다면 미디어선교위원회가 왜 있고 음향담당자가 왜 필요합니까.

상의도 없이 마이크를 구입하시는 것만 보더라도 음향담당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고 구입해 오신 마이크들의 퀄리티만 보더라도 조 목사님이 잘 알고 계신다는 음향에 대한 지식이 얼만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저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일' 이라는 발언을 할 수 있는거겠지요.

그 동안 어째서인지 예배 스텝(영상,음향,사진) 중 영상에만 사례비가 집중 되었었는데 올해부터는 그 사례비를 영상, 음향, 사진이 나눠서 받습니다. 잘 모르셨던 것 같은데 혹시 음향은, 혹은 김형석은 사례비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건 아닌지요. 하기사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일' 에 사례비를 줘야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겠죠.

제가 음향을 맡아 하면서 받은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작년에 3개월간 휴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일'이라 말씀 하시는걸 들으니 음향을 맡은 사람들이 받는 보통의 스트레스조차 모르셨고 공감하지 못하신 것 같군요.

 

제가 향린교회에서 좋은 음향을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어떤 관리를 하는지 향린 홈페이지의 향린 오디오에 올리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설명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이건 제가 오늘 작업하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작업 할 수 있기까지 걸렸던 시간을 얘기해야 하니까요.

교우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향린 오디오에 음원을 올리기까지 작업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대략 1시간. 그리고 교우들은 곧 그 작업시간 1시간이 제가 작업해서 결과물을 올리기까지 수고하는 시간 전부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별로 안걸리네?' '별로 힘든일 아니네?'

, 그럼 지금 1시간 드릴테니 향린오디오 정도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어 보세요.

화가의 작품을 그 그림을 그릴 때 걸렸던 시간만으로 그 작업의 가치를 평가할 순 없을 겁니다. 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경험과 노력들 이런 것들은 지금 작업에 사용한 시간들은 아니지만 분명 그의 작업결과가 나오게 되기까지 필요했던 시간들이죠.

 

지난주 제직회가 끝나고 조 목사님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 .

오해는 제가 하고 있는게 아니고 조 목사님이 하고 계신 겁니다.

조 목사님이 음향에 대해 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 조 목사님의 수십년전 알바 경험이 저의 20여년간의 경험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 농담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저는 조헌정 목사님의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 차별발언에 항의합니다.

제 실명을 거론하며 '음향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것'으로 말씀하시며 졸지에 교회에 봉사도 재능기부도 아닌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된 것에 대해 항의합니다.

제가 가진 직업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는 일'로 비하된 것에 항의합니다.

 

질의응답이 불가능한 설교에서 잘못된 인식과 정보가 무책임하게 전달 되었을 때 교우들은 꼼짝없이 듣고 있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강대상이라는 권위와 파급력 위에서 말해진 것을 개인적 오해나 사과로 풀고 넘어가는 것이 해결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어떤 편견을 가지게 되었고 향린 오디오를 통해 듣는 사람들 역시 편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강대상에서 설교로 말해진 것이 수정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배포된 것 만큼 해명과 사과 또한 배포되어야 합니다.

또한 저의 항의의 글 역시 배포되어야 합니다.

이 글은 저의 항의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말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목사님의 권위있는 위치에서 베푸는 온정적 시혜적 사과가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입니다.

이 항의글은 인쇄물의 형식으로 배포되어야 합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는 사람 중에는 향린교회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헌정 목사님은 공식적으로 해명과 사과를 하시기를 바라며 저의 이 항의의 글도 함께 배포하기를 바랍니다.

 

201227일 김형석

 

* 사과글을 이 글에 댓글로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 오는 주일 예배전이나 예배 후 또는 설교중에 공식적으로 사과하시기를 바랍니다.

* 제가 올린 이 글은 오는 주일 주보나 인쇄물의 형태로 배포되기를 바랍니다.

* 조목사님의 해명과 사과는 201225일자 향린오디오의 뒷부분에 추가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향린 홈페이지와 향린 페이스북에 올립니다.